錢可通神(전가통신)

2005-10-10     편집국

전가통신(錢可通神)은 ‘돈이면 신과도 통할 수 있다’는 뜻으로 금전만능 사상에서 비롯된 고사이다.

당나라 때 장연상이라는 유능한 정치인이 있었다. 그가 관직에 있을 때 황제의 친척과 고관대작이 관련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 장연상은 사건 처리의 공정을 기하기 위해 죄인이라면 누구나 가릴 것 없이 모두 잡아 가두라고 명했다. 

이 때 그의 부하가 말했다. 

“너무 지나친 처리가 아닙니까?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하시지요.”   

장연상은 엄격한 어조로 말했다. 

“임금의 녹을 먹는 자는 임금의 근심을 덜어드려야 하고, 백성의 녹봉을 받는 자는 백성의 마음에 그르침이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고관대작으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대할 것이다.”

그런데 명령이 내려진 다음날 장연상에게 느닷없이   쪽지 하나가 전해졌다. 

“3만 관의 돈을 보내드립니다. 사건을 잘 무마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장연상은 쪽지를 읽어본 후 화를 내며 찢어 버렸다.   부하들은 벌벌 떨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또 한 통의 쪽지가 날아들었다.

“십만 관(十萬貫)을 보내드립니다. 부디 선처 바랍니다.”

그 돈을 받은 장연상은 바로 사건을 무마시켰다. 이 사건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 질 무렵 한 측근이 그에게 수사를 갑자기 종결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장연상은 태연스럽게 대답했다. 

“십만 관의 돈이라면 신령과도 통할 수 있으니, 이 세상에서 수습하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만일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내가 화를 입을 것이다. 일이란 적당한 선에서 처리를 해야 하는 것이야”  

이 고사는 세상의 모든 일이 돈이면 해결된다는 금전만능주의 사상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비록 전가통신은 중국의 예지만, 우리나라의 실상도 다를 바가 없다.   
요즘도 뇌물과 관련된 비리 사건이 끊일 날이 없다.   그 액수도 날이 갈수록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전 지역에서도 공무원 뇌물 비리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분명 부정부패는 단호하게 척결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몇 사람의 비리로 인해 공무원 모두가 매도  돼서는 안 된다.

요즈음 공무원들은 많이 변하고 있다. 옥석을 가리듯이 성실하게 일하는 공무원에게는 힘과 용기를 주어야 한다. 그리한다면 ‘돈이면 다 된다’는 전가통신과 같은 금전만능 사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 이재복 과장
이재복(李在福) 프로필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문학박사
현, 한국홍보협의회 회장
현, 배재대학교 홍보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