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홍도동 윤시순 씨 지역 어르신 위안잔치 3년째

30년 전 돌아가신 우리 부모님이 매년 이맘때면 그립습니다

2007-05-02     이상호 기자

“30년 전 돌아가신 우리 부모님이 매년 이맘때면 그립습니다. 이젠 꽃조차 달아 드릴수가 없다니…. 하지만 저에겐 더 많은 부모님들이 계셔서 행복해요”

1일 오전 11시.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독거노인 등 지역 어르신을 위해 위로잔치를 열어 사랑을 실천하는 이가 있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시 동구 홍도동에 거주하는 윤시순(49)씨.

식당을 운영하면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작은 정성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온지 3년.이 곳에서 따뜻한 점심 한 끼를 드신 분은 어림잡아 1300여 명.

한번 잔치를 벌이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00여만 원. 그러나 그에게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돈 가지고 봉사하는 건 아닙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즐거움과 행복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죠!”

윤씨가 이렇게 매년 지역 노인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는 데는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열아홉 나이에 부모를 모두 여의어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던 것.

 이때부터 동네 어르신을 보면 자신의 부모처럼 항상 미소 띤 얼굴로 딸과 며느리 역할을 하면서 웃어른을 공경해 동네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후문이다.

이런 소식을 접한 홍도동사무소에서는 매년 직원 및 각 자생단체회원 30여명이 윤씨를 도와 어르신 안내, 음식 나르기 등 허드렛일을 도맡아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윤씨는 “하루 종일 음식을 대접했으면 하지만 오후 3시까지만 할 수 밖에 없어 매우 아쉽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1년에 2~3회씩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어려움을 나누면 반으로 줄어 든다‘는 마음으로 “우리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 용전동, 성남동에 계시는 어르신까지 모시고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변연순(74.동구홍도동)할머니는 “지금껏 3년 째 계속해서 찾아온다며 이곳에 오면 윤씨가 친 며느리처럼 대접해 주고 말벗도 해준다”며 “딸과 며느리를 한꺼번에 얻은 기분이다”며 마냥 즐거워했다.

윤씨는 “작은 정성이나마 어르신들에게 즐거운 시간과 희망의 불씨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뭐! 대단한 일도 아닌데…주변에 알려져 오히려 부끄럽다”며 속내를 표했다.

한편 윤씨는 슬하에 1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아들은 노인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며 딸은 노인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어 온 가족이 봉사단체처럼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