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문화의 현장>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2005-10-15     이덕희 기자

실제 공연에서 사용하게 되는 무대는 얼만큼인지, 그 중 어느 위치에 세트가 놓이는지 체크를 하고 배우들은 실제 세트가 있는 것처럼 연기에 몰입했다. 무대 위 동선과 조명 음향까지 최종상연을 가정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 없다.

남자주인공인 로미오가 가슴을 부여잡고 독백한다.

“사랑은 한숨 속에서 피어나는 연기, 분별력 있는 미치광이에요. 지금 여기 있는 것이 내가 아닙니다. 그 여자를 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어요.”

짝사랑하는 여인 ‘로잘라인’을 두고 로미오가 절규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큐피트의 화살은 파티장에서 만난 줄리엣의 가슴이 꽂히고, 원수간인 몬태규, 캐퓰렛 두 집안에 불행은 더욱 깊어간다.

한 눈에 서로에게 반한 로미오와 줄리엣. 운명의 장난인 듯 이들은 불같은 사랑에 빠지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한창 연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관객석 앞쪽에서 감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너무 앞으로 나왔어~ 청테잎이 막이야… 시선을 맞추고 나서 움직여야지!”

순간 중세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무대현장. 하루 12시간씩 한 달 이상 연습했지만 아직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무대리허설은 실제 공연 직전까지 세심하게 점검해도 모자르다.
연기에 몰입하던 로미오는 타이밍을 수정한 뒤 다시 다음 대사를 이어간다.

로미오 역할을 맡은 안성헌(33)씨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무대리허설을 하면서 세심하게 다듬어진다”고 말했다. 또 줄리엣 역을 맡은 유나영(31) 씨는 “원작에 충실하다보니 대사량이 많고 하루 12시간씩 연습하는 것이 힘들었어요”라고 애로점을 털어놓았다.

영주인 에스컬러스 역을 맡은 이종국(전국연극인협의회 회장) 씨는 “대전에서 연극 기획공연이 제작되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죠. 매년 한 편씩 이러한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작품에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앞으로 셰익스피어의 불멸의 작품들을 자체 제작할 계획이며, 이번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첫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공개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관객들에게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