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용혈성 요독증이란?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

2017-07-09     송연순 기자

최근 덜 익힌 햄버거 고기 패티(Patty)를 먹은 후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으로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4세 여아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요독성 증후군에 대한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요독성 증후군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심한 합병증의 일종으로,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후 집단으로 발병하면서 '햄버거병'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용혈성 요독증은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손상된 적혈구들이 콩팥의 여과 시스템에 찌꺼기처럼 끼어서 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명적인 신장 기능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고, 일부는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용혈성 요독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대장균이 만드는 특정 독소다. 이 독소를 만드는 대표적인 균이 O157-H7 대장균이다. 이 균은 오염된 음식이 원인인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햄버거 패티의 재료인 다진 소고기이다.

하지만, 야채나 주스, 우유 등이 오염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마요네즈, 살라미, 소시지, 생우유 등이 오염된 경우도 있다. 분변에 오염된 호수나 수영장을 통해서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은 “용혈성 요독증은 5세 이하 어린이와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더 주의가 필요하며 유전적 요인도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주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면역 억제제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경우, 임신 중인 경우, 루푸스나 사구체신염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위험 인자”라며 “특히 동물을 키우는 농장에서 일하는 경우에도 O157-H7 대장균에 대한 노출 위험이 높다”고 덧붙였다.

O157-H7 대장균에 의해 용혈성 요독증이 발생하는 경우, 3-4일가량의 잠복기를 거쳐 혈액이 동반된 설사를 시작한다. 일부에서는 혈액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설사가 시작되고 빠르면 3-4일 후에도 용혈성 요독증이 올 수 있다. 따라서 피가 섞인 설사, 설사 후에 소변량 감소, 자꾸 멍이 들거나 피가 난다거나, 극심한 피로감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아이가 설사 후에 12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덕 건강검진센터장은 “용혈성 요독증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라며 “ 급성 신부전이나 만성 신부전 같은 콩팥질환이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뇌졸중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되면 계속되는 물설사로 탈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수분을 보충하기 위한 수액 치료가 실시된다”며 “전에는 항생제 치료가 장출혈성 대장균이 죽는 과정에서 독소가 더 많이 배출돼 신장에 손상을 주어 용혈성 요독증 발생 위험이 높다고 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항생제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예방 수칙

△ 살균되지 않은 우유, 주스, 사과식초 피하기

△ 음식 먹기 전과 화장실 다녀온 후, 기저귀 간 후 손 씻기

△ 주방 도구 자주 닦기

△ 음식 세척 잘 하기

△ 고기 잘 익혀서 먹기(70도 이상으로 2분 이상 가열)

△ 날음식과 먹을 음식을 구분해서 두기

△ 고기를 굽고 구운 고기를 이전에 생고기가 있던 접시나 그릇에 두지 말기

△ 냉장고에서 고기는 다른 재료의 아래에 두기(고기에서 나온 액체가 아래로 흘러 다른 재료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