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학업성취도 높아
연구자료 신뢰부족으로 고교평준화 논란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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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의뢰로 연세대 강상진교수와 서울대 김기석교수팀이 전국 고교생의 학업성취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언어영역과 수리,외국어영역 모두에서 비평준화 지역이 더 나은 성취도를 보였다.
강상진 교수는 전국 일반계 고교의 10%인 126개 고교 8천5백여명을 대상으로 1년간의 성적을 토대로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을 비교했는데 언어영역은 평준화가 비평준화보다 120점 만점에 4.72점이 높았다.
수리영역은 80점 만점에 문과는 10.28점 이과 7.91점 외국어영역은 80점 만점에 4.37점의 차이가 났다.
대도시를 제외한 중소도시 지역만을 따로 비교한 결과에서도 평준화 지역학생들이 더 우수하게 나타났다.
김기석교수가 2001년 국가교육성취도 검사를 받은 당시 고1학년들의 2,3학년 성적을 추적조사한 종단분석결과에서도 평준화 지역학생들이 오차범위내이긴 하지만 다소 앞선 성적향상을 보였다.
교육부는 이런 결과로 볼때 고교평준화가 학력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왔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고 밝혔다.
특목고 진학한 상위권 학생들 성적하락폭 오히려 커
고교평준화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최상위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아 우수한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래서 수월성교육을 해야하고 특수목적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됐다.
서울대 김기석교수의 분석결과 특목고에 진학한 성적우수학생과 일반계 고교를 진학한 성적우수학생을 비교분석한 결과 특목고 학생의 성적하락폭이 더 컸다.
2001년 1학년때 표준 92점의 최상위권 특목고 학생이 2학년에 86.91점 3학년 6월에 81.83점 3학년 9월에는 76.74점으로 떨어졌다.
평준화 고교에서는 고2때 90점 고3 6월에 88점 9월에 86점으로 특목고 학생보다 하락폭에 훨씬 적었다.
교육부 고교평준화 기조 그대로 유지하기로
교육부는 고교 평준화냐 비평준화냐의 논쟁은 무의미 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국 고교생들의 성적을 비교분석한 결과 평준화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학업성취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따라서 공교육 제도인 평준화 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되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부 박경재 지방교육지원국장은 "공교육제도로서의 평준화 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학교선택권을 확대하고 학생집단의 이질성으로 인한 문제점 해소를 위해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선지원 후추첨 배정제도와 공동학군제를 확대하는 등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학생의 개인차와 수준차 극복을 위한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 제기되기도
교육부의 이번 연구결과 발표에 대해 사용된 기초자료에 한계가 있다며 과연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되 제기됐다.
정확한 비교분석을 위해서는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행한 모의고사와 수능성적을 토대로 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자료공개를 막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김기석교수도 자료의 한계를 지적했다. 가용가능한 모든 자료를 분석했지만 정확한 점수화는 불가능 했다고 김교수는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주호의원도 원자료가 공개되야 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교육부가 국회의 자료공개 요구를 거부하면서 소수의 연구자와 특정 정부연구기관에만 일부 자료를 제공하고 원하는 결과만을 발표하도록 했다며 비난했다.
이 의원은 특히 평준화 효과 등 교육에 관한 연구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큰 만큼 다수의 학자들에 의해 여러 각도에서 분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결과로 고교평준화가 학력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왔다는 주장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분간 고교평준화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CBS사회부 권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