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사끼병 한국형 진단 기준 필요"
이경일 대전성모병원 교수 연구결과 발표
주로 5세 이하의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급성열성질환인 가와사끼병에 대한 진단이 주로 임상적 증상에 의존하고 있어 새로운 한국형 진단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경일 교수는 최근 가와사끼병의 조기 진단 및 적정 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소아 류마티스학(Pediatric Rheumatology)’ 및 ‘의학(Medicine)’에 잇따라 게재했다.
주로 5세 이하의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가와사끼병은 5일 이상의 발열이 있으면서 양측 안구 충혈, 입술 홍조, 전신적 피부 발진, 손발 부종 및 목 주위 임파선 비대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심한 경우 심장 합병증인 거대 관상동맥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5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있으면 진단이 되고, 3가지 이하인 경우 불완전 가와사끼병으로 진단한다.
가와사끼병은 아직까지 혈액 검사로 진단하는 방법이 없어 임상적 증상으로만 진단을 내리게 되는데, 최근 국내에서 불완전 가와사끼병의 증가와 함께 발열 2-4일 이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대부분으로 임상 증상들이 다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대한가와사끼병학회 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최근 가와사끼병이 과거에 비해 나타나는 증상들이 경해지고 심장 관상동맥 병변이 나타나는 빈도가 줄면서 조기 진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충남대병원 길홍량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최근 입원한 가와사끼병 환아군(331명, 2010-2014년)이 과거의 환아군(284명, 2000-2004년)에 비해 더 가벼운 임상적 증상 및 검사실 지표소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최근 환아군에서 불안전 가와사끼병이 증가(26.6%→46.2%)하고, 심장 관상동맥 병변을 갖는 환아의 비율(23.6%→15.7%)이 낮아진 것이다. 또 염증반응을 나타내는 C-반응단백, 알부민, 혈색소 및 혈소판 수가 더 경미한 값을 보였다.
또한 이 교수는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한지환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가와사끼병 회복기 초기에 혈소판 수와 면역글로불린 값이 서로 비례적으로 증가함을 발견했으며, 이 점이 가와사끼병 전신성 염증의 특성 중 하나임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실정에 맞는 새로운 한국형 진단기준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 방법중 하나가 입원 시와 입원 다음날 반복 실시한 염증 지표들의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가와사끼병을 앓았던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