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너 자신을 믿어라”
“Feeling…너 자신을 믿어라”
  • 홍세희 기자
  • 승인 2005.11.1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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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리듬감각 지닌 지휘자 이반 피셔
건반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

▲ 기자회견 중인 백건우와 이반피셔 화창한 가을 오후, 평소 존경하던 예술가와의 만남은 무척 기분좋은 일이다.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Budapest Festival Orchestra, 이하 BFO)의 지휘자 ‘이반 피셔(Ivan Fisher)’와 건반위의 구도자(求道者)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지난 10월 17일 성남에서 첫 내한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BFO 지휘자 이반 피셔와 이날 협연한 백건우를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19일 오후, 다음날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브람스페스티벌Ⅳ 무대에 서기 위해 대전을 방문했다. “헝가리와 한국은 음악적으로 연관성이 있다. 부다페스트는 음악적 역사가 깊고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음악인들을 많이 배출했다. 현재 헝가리를 대표하는 지휘자이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BFO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번 무대를 위해 BFO를 초청한 백건우는 먼 길을 와 준 이들에게 고맙다며 이렇게 말했다. 첫 만남이었지만 평소 백건우를 음악적이나 인간적으로 존경하고 있던 이반 피셔는 백건우의 초청에 선뜻 응하게 되었고 더불어 관객들은 수준있는 무대를 감상할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반 피셔는 “한국인의 음악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으며, 연주에서 음악적 테크닉은 물론 자신만의 특별한 감정을 쏟아내는 백건우씨에게 특별한 존경심을 느끼고 있다”며 “한국에 처음 와 보지만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는 점은 두 나라의 공통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백건우는 10월 20일 BFO와 함께한 자리에서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라단조 작품15를 협연했다.

“연주를 감상할 때는 그 곡의 배경이나 포인트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곡을 들으면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 된다. 공연에 있어서 중요한 건 인간과 인간과의 만남이다.”

그의 조언을 기억한다면 아마도 클래식에 문외한이라며 걱정하던 이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을 듯.

“지방문화가 근대 들어와서 많이 발전했다. 10여년 전에는 공연장소나 피아노 등 기반시설이 약했는데 지금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청중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 건강한 모습으로 보여지기에 흐뭇하다.”

지난 98년 처음 대전을 찾은 뒤 문화예술의전당 개관 기념공연을 위해 또다시 내전한 백건우는 대전의 문화인프라 구축이 성공적이라고 평한다.

백건우는 앞으로도 연주활동에 몰두할 계획이다. 지금은 베토벤 소나타 전집을 녹음 중. 2~3년이 더 걸리는 대작업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레코딩을 통해 자신에 대해 재발견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이반 피셔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그는 11월에 바르톡 연주를 한다. 런던 파리 등 유럽순회공연인데 이번 공연은 좀 특별하다. 발레연주곡을 들려주지만 무대 공연은 하지않는다. 단지 자막을 보여줌으로써 청중들이 상상으로 무대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의도. 이번 공연에 대해 백건우 역시 꽤 흥미로움을 표했다.

약 한 시간 가량, 백건우와 이반 피셔를 만나면서 공연감상에 자신감이 생긴다. 이 두사람이 공통적으로 남긴 한 마디 말 때문이다.

“음악은 설명이 필요없다. 느껴지는 대로 몸을 맡겨라,    자기 자신을 믿어라.”

 

세계의 주목을 받는 지휘자 이반 피셔

   
▲ 이반피셔
헝가리가 공산당 치하에 있던 1983년 BFO를 창립해 현재까지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이반 피셔(54).

젊은 시절 각광받는 지휘자로 명성을 날린 그는 유명 음악가들을 배출했으면서도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이 없는 고국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고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BFO)를 만들었다.

그는 창단연주회 조차 열지 않고 각각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게 자신이 새롭게 기획한 집중적인 리허설 방법을    강조했다. 이 방법은 다름아닌 연주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고정석을 고수하지 않고   위치를 바꿔가며 각각의 단원마다 집중적으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이다. 이처럼 연습에 몰두하던 중 BFO는 짤즈부르크, 에딘버러, 루체른 등지의 음악축제에 잇달아   초청받는 등 인기를 얻었다. 1995년에 필립스 클래식과 독점 음반 계약을 했고, 바르톡과 리스트 음반을 통해 그라모폰상과 디아파종상, 에라스무스상 등을 수상했다.

이반 피셔는 집시 음악가의 즉흥연주를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결합한 그의 새로운 편곡으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Hungarian Dances)”을 녹음했다.

이반 피셔는 만하임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이자 ‘니벨룽의 반지’를 지휘한 아담 피셔의 친동생이며, 헝가리 말러 소사이어티의 창립자이다. 헝가리 대통령으로부터 골든 메달 어워드를 받았고 국제 문화교류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으로부터 크리스탈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반피셔
출생 1951년 1월 19일 헝가리
경력 1983년 부다페스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BFO) 창설
 2001~2003년 리옹 내셔널 오페라 음악감독
수상 1976년 루퍼트 재단상

 

한국을 빛내는 건반위의 구도자 백건우

   
▲ 백건우
파리에서 거주하면서 전 세계 무대를 누비며 연주활동에 여념이 없는 백건우는 어머니가 교회의 오르가니스트였고 교사였던 아버지는 서양문화에 조예가 깊은 아마추어 음악가였기 때문에 일찍부터 서양음악에 친숙할 수 있었다. 8살에   첫 독주회를 가졌고, 10살에 국립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15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에서 공부하고, 나움베르크 콩쿨, 레벤트리트 콩쿨, 부조니 콩쿨 등의 국제 콩쿨에 입상, 세계적인 연주가가 되기 위한 발판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후 1972년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연주를 통해 세계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작곡가씩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전곡 연주 등 심도 있고 무게 있는 연주회를 주로 갖고 있다.
1974년 그는 런던 위그모어 홀에서 연속적으로 3번의 리사이틀을 가졌고, 그 다음 해에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리사이틀 공연을 했다. 이후 생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BBC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베를린 심포니, 헝가리 국립 오케스트라, 오슬로 필하모닉, 바르샤바 필하모닉, 영국 챔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다. 2000년 10월에는 한국인 아티스트로써는 처음으로 중국정부에 공식 초청받았다. 2004년 11월 중국 필하모닉과 라흐마니노프 콘서트에 초대되었다.

그의 레퍼토리는 바흐에서 스타큰 하우젠, 부조니에서    스크리아빈, 리스트에서 메시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유일한 Decca 아티스트로서 2000년에 바흐를 기념하기 위해 부조니가 편곡한 바흐의 오르간곡과 프랑스에서 주요 상을 받은 포레의 피아노 작품 앨범을 녹음했으며, Antoni Wit 지휘의 바르샤바 필하모닉과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 작품 음반을 발매했다. 최근에는 2~3년 여의 일정으로 베토벤   소나타 전집을 녹음 중에 있다. 프랑스 디나르의 에메랄드   코스트 뮤직 페스티벌에서 예술 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이번에 베토벤 소나타 전집을 녹음하면서 자신을 재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건우
출생 1946년 5월 10일
학력 줄리어드스쿨 음악학교 피아노
가족 배우자 윤정희(영화배우), 장녀 백진희
학력
1968년 미국 줄리어드 음악학교
1971년 미국 줄리어드 음악학교대학원
경력
1989년 프랑스 디나르 에메랄드 코스트 음악제 음악감독
1996년 12월 MBC TV 문화특급 선정 올해의 예술가
2003년 서울시향과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전곡 연주
수상
1995년 대한민국 문화훈장(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2000년 프랑스 국가공로훈장
2002년 프랑스 황금 디아파종상
협조 /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홍보팀 www.dj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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