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의 성공 관건은 대전의 몫
행복도시의 성공 관건은 대전의 몫
  • 김거수 기자
  • 승인 2005.11.28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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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시장, 직원들에 신발끈 질끈 동여매자 e-메일통해 당부

"행복도시의 성공열쇠는 대전시의 역할에 달려있다"

염홍철 대전광역시장은 28일 직원 전자메일을 통해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 합헌결정을 이끌어낸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모(母)도시 공직자로서 신발끈을 질끈 동여맬 것을 당부했다.

염시장은 "대전시가 행복도시에 필요한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첨단과학과 기술, 각종 생활자원을 제공할 배후도시임"을 강조하고 "부화는 중앙정부 몫이지만 생육은 대전시가 해야 한다"며 사명감을 표했다.

"여기서 할 얘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이란 전제 하에 염시장은 "수세기동안 국가의 판도를 뒤바꿀 600년만의 천도라는 어마어마한 대사를 혼신을 다해 받아들이고 이루어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이었다며  당적 변경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다음은  염홍철 시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e-mail 전문이다.

행복도시 합헌결정에 부쳐

 참 먼 길을 돌아 온 느낌입니다. 이제 막 골짜기를 지나 비로소 너른 평야를 마주하고 선 듯 합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단식과 삭발, 원정시위 등을 불사하며 힘과 정성을 모아주신 시민 여러분의 땀과 눈물, 뜨거운 애향심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뜻과 열정을 담아내는데 앞장 선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를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와 같이 한마음으로 노심초사하며 다투어 아이디어를 내주고 다듬고 시민단체 등의 활동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대전발전의 염원은 누군가 꼭 기억해 주리라 믿습니다. 

저는 이번의 합헌결정으로 모든 것이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행복도시법 폐지법안과 국민투표 촉구결의안을 낸 국회의원이 적지 않고 그 밖에 반대세력의 지속적인 반발도 예상됩니다. 일부 언론의 달갑지 않은 듯한 보도도, 현 정부의 낮은 지지율도 짐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이 과학기술과 행정경제의 국가중심으로 도약하려는 우리의 꿈을 더 이상 가로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번의 합헌결정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하려는 행정수도에의 디딤돌을 놓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행복도시는 이미 대전에 자리잡은 정부 3청사와 화학적 결합을 통하여 국가행정의 중추기능을 수행할 것이며 정치경제의 주요부문도 자연스럽게 이동될 것입니다. 

결국 600년 만에 대한민국의 중심이 대전으로 옮겨지는 시대적 흐름의 한가운데 우리가 서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담당하여야 할 책무가 얼마나 중차대한지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할 얘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명운을 걸고 정치적 입장을 달리한 것도 앞으로 수세기동안 국가의 판도를 뒤바꿀 600년만의 천도라는 어마어마한 대사를 혼신을 다해 받아들이고 이루어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지금 대전에 새로운 여명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대전은 대한민국 최고의 기회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분권과 균형의 새 시대를 여는 일이지만 대전으로 보면 유사 이래 최대의 호재를 만난 셈입니다.

만약 지역이 증시에 상장됐다면 한동안 상한가 행진을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기회 뒤에는 위험도 있습니다. 가장 큰 위험은 넘어 선 것으로 보이나 아직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 슬기롭게 헤쳐 나갑시다. 그동안 여러분이 감당해온 일들을 반추해 볼 때 여러분에게는 그러한 능력과 의지가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는 창의와 노력입니다. 대전은 행복도시의 배후도시이지만 행복도시의 성공의 관건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행복도시에 필요한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첨단과학기술과 각종 생활자원을 제공할 어미도시이기 때문입니다.

행복도시의 부화는 중앙정부의 몫이지만 그 생육은 배후도시 대전의 몫이라는 점에서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한반도의 역사를 바꿀 한 시대를 이끄는 공직자의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는 다짐과 함께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합시다. 우리가 스스로 여는 새 날을 위해. 

감사합니다.

2005. 11. 28
시장 염 홍 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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