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통합당 대전지역 총선 전패
'이유 있는' 통합당 대전지역 총선 전패
  • 성희제 기자
  • 승인 2020.04.16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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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발 공천잡음, 막말 파문, 지역 출신 비례공천 전무 등 악재 잇따라
야성 잃은 선거전략... 무난하게 선거 치르고 무난하게 지는 상황 만들어
미래통합당 21대 총선·재보궐 선거 대전지역 후보자들
미래통합당 21대 총선·재보궐 선거 대전지역 후보자들

미래통합당이 21대 총선 결과 대전 전역에서 전패했다. 신도심은 물론, 전통적 보수 강세지역에서까지 모두 고배를 마신 것. 특히 통합당은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전패를 거듭하며,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교두보 마련부터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통합당의 대전지역 선거 전패의 배경 등을 짚어봤다.

◆공천 잡음 등 중앙발 악재에 지역 보수진영 ‘휘청’

대전지역 통합당 전패의 가장 큰 원인은 중앙발 악재로 지목된다. 김형오 공관위 출범 후 계속됐던 공천 잡음이 보수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전의 경우 현역의원 전원이 공천을 확정지으며 인적쇄신에 따른 정치혁신에 대한 기대를 외면했다는 관측을 자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인 원도심 후보 절반 이상을 정치신인으로 내보낸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함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후보 공천 역시 지역 보수 세 결집에 악영향을 줬다. 대전출신 인사 공천 전무로 보수진영의 ‘충청 소외’라는 악재를 만들어 낸 것. 실제 대전에선 다양한 스토리를 갖은 인사들이 미래한국당 공천의 문을 두르렸지만 모두 컷 오프 됐다.

또 일부 후보들의 막말 파문에 따른 기성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대전지역 후보들이 세 확장을 하는 데 발목을 잡았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야성’잃은 야당, 무난하게 선거치르고 무난하게 졌다

야당답지 않은 선거 마케팅 역시 통합당의 주요 패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야당다운 면모를 보이지 않아 집권여당측의 실정과 문제점을 부각시키지 못했고, 결국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는 것. 이에 지역에선 통합당이 무난하게 선거를 치르고 무난하게 지는 길을 택했단 말이 나온다.

야당인 통합당이 제대로 된 ‘야성’을 보이지 않은 책임은 통합당 대전시당 수석대변인에게 있다는 분석이다. A대변인이 통합당 논평·성명에서 날카로운 일침을 가하지 못해 여권의 실정 및 문제점을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것. 또 당 일각에서는 A대변인이 성명을 ‘톤 다운’ 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볼멘소리도 없지 않아, 선거 패배의 책임론이 그를 겨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일부 후보 진영 역시 상대후보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해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보다는 ‘부자 몸조심’하는 듯한 모습으로 선거를 치르며, 질 수 밖에 없는 선거를 치렀다는 혹평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슈메이커 부재 속 선거 전략도 낙제수준

전체 선거 승리를 견인할 이슈메이커 부재 역시 통합당의 대전지역 교두보 상실을 만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선거의 경우는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지지유세를 통해 전체 선거의 지지도를 견인할 인사가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 영향이 미미했다는 것.

실제 통합당에선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중부권 선대위원장이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과거 박 전 대통령과 같은 ‘파괴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기대에 못미치는 선거 전략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다. 각 세대별 맞춤형 공약을 내놓지 못했음은 물론, 지역 발전을 견인할 거대 청사진 제시에도 실패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건설 등 과거 지역민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 낼 전략적 정책 제시가 전무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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