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전 원도심 탈환 이끈 일등 공신은?
민주당 대전 원도심 탈환 이끈 일등 공신은?
  • 김용우 기자
  • 승인 2020.04.18 01: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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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당선인의 숨은 조력자]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전지역 7개 선거구를 싹쓸이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동·중·대덕구 등 원도심 3곳이다. 미래통합당 현역 의원들이 지키고 있는 대전 원도심 지역은 전통 보수 텃밭으로 민주당 입장에선 험지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승리를 따내며 파란을 일으켰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동구 후보, 이낙연 선대위원장, 황운하 중구 후보, 박영순 대덕구 후보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동구 후보, 이낙연 선대위원장, 황운하 중구 후보, 박영순 대덕구 후보

민주당은 ‘검찰 개혁 아이콘’으로 알려진 경찰 출신 황운하 후보를 중구에, 청년·정치신인이자 보좌관 출신 장철민 후보를 동구에, ‘5전 6기’ 도전에 나선 박영순 전 대전시정무부시장을 대덕구에 각각 출격시켜 대미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처럼 민주당 원도심 후보들이 보수 텃밭에서 승리한 데는 참모들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있었다. 각 캠프 속 일등 공신을 살펴봤다.

■ 동구 장철민 당선자 일등 공신

장철민 당선자는 홍영표 국회의원(인천 부평을) 보좌관 출신으로 동구 내부 기반이 미약하다는 특징이 있었다. 때문에 그가 초반 전략을 짜고 당내 조직을 갖추는 일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장 당선자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핵심 인물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김정태 전 동구의회 의장이다. 그는 장 당선자 캠프의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72세 노익장을 과시하며 선거 캠프를 지휘해온 김 전 의장은 전체적인 전략기획과 조직력을 담당하며 당내 경선 압승과 본선 승리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특히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전략공천설로 동구가 대혼란에 빠졌을 때 김 전 의장이 주 전 보좌관과 담판을 지어 그의 출마 철회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을 두고 ‘현대판 서희의 외교담판’이라는 뒷말도 나온다.

이후 김 전 의장은 갈팡질팡하던 민주당 동구 현직 시·구의원들의 단일대오 형성에도 기여했다. 김 전 의장은 경선 앞 지방의원들을 만나 “동구의 미래를 위해 젊고 유능한 장 후보를 도와달라”고 러브콜을 보내며 결집에 큰 몫을 했다.  

김 전 의장과 함께 숨은 조력자로 꼽히는 정근모 임영호 전 국회의원 보좌관도 대언론 업무와 정책 및 공약 등 홍보를 담당하며 장 당선인의 승리에 일조했다. 정 전 비서관은 선거사무장으로서 캠프 살림살이와 굳은 일을 도맡아 했다.

이와 함께 남진근·이종호·윤종명 대전시의원과 이나영·강화평·성용순 동구의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맹활약했다. 특히 남진근 시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동구1) 중 중앙·삼성동을 제외한 홍도·신인·산내·효동 지역구에서 높은 득표율을 이끌어내 승리를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 중구 황운하 당선자 일등 공신

황 당선자는 울산지방경찰청장 당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으로 연루돼 검찰 기소를 당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얻은 인물이다. 현직 경찰 신분인 데다 피고인 신분 등 각종 논란을 엎고 정치에 뛰어든 황 당선자는 당내 경선부터 본선까지 상대로부터 파상 공세에 시달렸지만 ‘무대응’ 전략을 유지하며 네거티브 쓰나미를 버텨냈다.

이러한 무대응 전략으로 승리를 이끈 조력자는 권중순 대전시의원이다. 그는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정책부터 선거 전략까지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황 당선자는 정치 입문 단계부터 권 시의원을 깎듯이 예우하며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염홍철·권선택 전 대전시장들도 공식 직함 없이 조직 결집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염 전 시장의 측근 인사인 이종기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외연확대에 힘썼다. 권 전 시장의 복심 김경훈 전 대전시의회 의장도 지역 곳곳을 누비며 황 당선자를 측면에서 지원했다. 특히 김 전 의장은 지속적으로 권 전 시장과 소통하며 젊은층을 비롯한 공동주택 거주민 표심을 잡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현직 지방의원들도 한 몫 했다. 가장 두드러진 인사는 장진섭 전 서구의원이다. 황 당선자의 서대전고 후배인 장 전 서구의원은 총선 출마 전부터 당선자와 소통하며 총선 준비의 기틀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같은 고교 동문간 세 대결로 치러진 총선에서 서대전고 동문들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장 전 의원은 서구갑 박병석 의원 선거를 도우며 배우고 익힌 조직관리 능력을 십분 발휘해 중구지역 황 당선자의 조직세 확산에도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장 전 의원은 발로 뛰는 현장 유세를 통해 민생공약 마련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종훈 중구의원과 강철승 전 중구지역위원회 사무국장 등은 경선 전부터 권리당원 확보에 큰 도움을 주며 경선 통과를 일궈낸 ‘1등 공신’이다. 이와 함께 홍종원 대전시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중구2) 오류동과 태평2동을 제외한 목동·중촌동·용두동·오류동·태평1동 등에서 높은 득표력을 받아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 대덕구 박영순 당선자 1등 공신

박영순 당선자는 국회의원 선거와 구청장 선거 등 대덕구에서 5번 선거에 출마, 모두 낙선했다. 그러나 6번째 도전인 이번 선거에서 진땀승을 거두며 '5전 6기' 끝에 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다.

박 당선자의 승리의 주역들 가운데 가장 핵심은 서영완 사무장과 이태주 총괄실장, 문성원·손희역·김찬술 대전시의원 등이 꼽힌다. 

먼저 서 사무장은 상황실을 지키며 박 당선자의 큰 고민을 상의, 조율하고 언론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냈다. 박 당선자의 회의를 주관할 정도로 캠프 내 조정능력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글서글한 성격을 지닌 서 사무장은 캠프 내 팀원들과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이 실장은 박 당선자의 행사와 홍보, 기획, 정책, 전략 수립 등을 도맡아 책사 역할을 완수했다. 그는 박 후보의 위기 상황마다 대책을 만들어 내는 등 캠프 내 ‘브레인’으로 통한다. 이 실장은 경선 전 북 콘서트를 기획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박 당선자의 대규모 세과시를 통한 지지층 결집으로 박영순 대세론은 더욱 힘을 얻게 됐다는 후문이다.
 
문성원 시의원은 대표적인 보수 강세 지역인 신탄진에서 표심을 끌어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문 시의원은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보수 진영 후보를 능가하는 수준의 조직을 만들어낸 것으로 전해져 '5전 6기' 성공에 상당 부분 일조했다는 것. 특히 문 시의원은 조직관리뿐 아니라 후원금 유치에도 공을 들이며 캠프 내 살림꾼 역할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희역 시의원은 늦은 캠프 합류에도 불구 젊은 층 표심 공략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찬술 시의원도 자신의 지역구(대덕2) 중리동을 제외한 송촌·비래동에서 높은 득표를 얻어내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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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2020-04-18 14:48:27
좋은 기사다.
선거는 사람이 치르는거다.
거들먹피며 지나치는 사람이 많은 통합당캠프에
문제가 많았다.
지방의원의 거점조직이 빛을 발했다.
전직 시장들은 안 껴들었으면 참 좋겠다.
어른다워야지~그래서 대전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