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플렉서블 복합소재 기반 센서 개발...방사능에도 ‘멀쩡’
ETRI, 플렉서블 복합소재 기반 센서 개발...방사능에도 ‘멀쩡’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1.06.02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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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복합소재의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복합소재의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방사능에도 견딜 수 있는 플렉서블 복합소재 기반 센서를 개발했다.

원전 내부 압력과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내방사성 센서나, 납으로 된 무거운 보호복을 대체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그래핀과 맥신, 고분자수지를 조합한 복합소재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내방사선 압력-온도 복합센서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라듐, 우라늄, 토륨, 폴로늄 등 원소들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이때 원소들을 다루는 과정에서 방사선이 나오는데, 투과력이 매우 높아 전자장치의 고장을 야기하거나 오작동을 일으키고 인체에 노출되면 생체조직에 해를 끼치는 피폭이 일어나게 된다.

기존 원전 장비는 주로 반도체 소재로 센서를 만든 뒤, 방사선이 뚫지 못하는 납으로 차폐하여 보호한다. 관련 시설에 출입하는 인원이 입는 보호복도 대부분 납으로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설비 무게와 부피가 커지고 보호복 역시 너무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정읍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성능을 확인하며 그 우수성을 입증하는 데도 성공했다.

실험에서는 사람이 맞으면 치명적인 수준의 방사능 강도로 소재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무려 24시간 동안 코발트-60으로부터 감마선 20kGy 를 조사했을 때도 소재에 변화나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개발된 센서는 유연한 필름 형태다. 무게가 가볍고 넓은 면적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덕분에 의복 형태로 만들어 원전이나 병원의 방사선 노출 구역 등에서 사용하는 무거운 납 보호복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체를 감지하는 센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무게에 따라 드는 힘의 차이, 딱딱한 정도에 따라 움켜쥐는 압력 차이, 액체의 온도 차이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센서 민감도가 높다는 것도 확인했다.

최춘기 박사는 “본 기술의 뛰어난 차폐 성능을 활용해 방사선이나 전자파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작업이나 전자장치 작동을 쉽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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