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천시, 꽃을 함부로 꺾지 마라
[기고] 제천시, 꽃을 함부로 꺾지 마라
  • 충청뉴스
  • 승인 2021.10.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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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생활 전반에 걸쳐 건강 상품들이 인기를 얻는 추세다.

대원대학교 겸임교수 김진
대원대학교 겸임교수 김진

OECD 통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우리나라 의료비는 GDP 대비 약 54%로 전체 국가 중 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증가는 가게 경제에 부담을 초래하고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악재다. 통계에서 보듯 의료비 증가율은 건강에 대한 관심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가에서도 의료비의 증가는 건보료 인상 등과 더불어 소비위축에 따른 경기침체를 가속화 할 수 있어 직접 의료비 지출보다 질병 예방을 위한 보편적 복지정책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직접 의료서비스를 넘어 보편적 복지정책으로 사회적 합의에 이른 사례는 바로 ‘도시공원’이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영국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갈수록 악화함에 따라 상하수도와 공공공원을 조성하는 것에 세금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킨다. 이후 탄생한 것이 1843년 버큰헤드 공원(Birkenhead Park)이다. 그리고 2013년 세계도시공원협회(World Urban Parks Association)에서 출판된 공원의 혜택에 관한 보고서에서는 공원이 직․간접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조경은 꼭 필요한 것도 아니지만 전혀 필요 없는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지자체라면 필요가 아닌 필수라고 봐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다.

꽃은 우리 삶에 특별한 순간과 함께했으며,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꽃은 콘크리트 구조물처럼 영원한 물질로 남진 않지만, 정서적인 환기와 더불어 치유를 해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이다.

관광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는 도시의 조경은 특별해야 한다. 도심 공원 조성사업은 우리나라 모든 지자체가 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특별함이 없다면 이건 마치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 앞에 구멍가게 차리는 것과 같은 무모함일 것이다.

작은 도시가 살아남으려면 특화해야 한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순 없다. 제천시민이 선택한 성장동력 사업이 관광이라면 그에 맞는 시민의식도 갖춰져야 한다. “꽃으로 때리지 마라”, “조경과 폭포를 사랑하는 시장”과 같은 선동적인 구호로 제천시 정책이 조롱당한다면 14만 제천시민을 조롱하는 것이다.

도심 조경을 보편적 시각으로 견지하면서 선거철 네거티브와 같은 선동은 자제하고 더욱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나아가 사회적 합의를 해 나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내가 아니면 다 아니란 사고는 대립과 분열만 조장할 뿐 사회를 변화할 수 없다. 제천시를 위한다면 비난이 아닌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 그 결과물이 사회적 합의로 선택되어야 하며, 개인과 일부 단체의 입장이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꺾듯 쉬운 것이라면 이것이야말로 제천시 발전을 가로막는 ‘자살골’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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