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 대전 유성지구대 이유주 경장 "내 부캐는 웹툰 작가"
[경찰의 날] 대전 유성지구대 이유주 경장 "내 부캐는 웹툰 작가"
  • 김윤아 기자
  • 승인 2021.10.21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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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웹툰작가, 경찰 홍보 등 ‘1인 3역’
시민 안전 정책, 웹툰으로 쉽게 전달

경찰은 범죄자를 잡는 무서운 이미지가 강하다. 이 이미지 때문에 시민에겐 범접하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벽’이 있던 것도 사실.

대전 경찰에 남다른 능력으로 ‘이 벽’을 한 번에 허문 재주꾼이 있어 화제다. 취미로 시작한 그림이 또 다른 ‘업(業)’이 돼 ‘시민과 가까운 경찰’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주인공은 SNS에 쥬레기툰을 연재하는 대전 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소속 이유주(28) 경장이다.

2018년 경찰에 첫 발을 내딘 이 경장은 1년 반 전부터 태블릿PC로 그림을 그리다 웹툰을 시작하게 됐다. 주변의 권유로 취미삼아 올린 웹툰이 경찰 내부 입소문을 타면서, 경찰 홍보의 최일선에서 활동하게 됐다.

지구대에서 지역 순찰, 신고 처리 등의 업무가 이 경장의 본업이라면, 웹툰과 경찰 홍보는 짜투리 시간을 이용한 ‘부업(?)’이 된 것.

이 경장은 안전속도 5030, 음주운전 근절, 보이스피싱 근절, 실종 경보 문자제도 등 시민들에게 안전 정책을 웹툰으로 알기 쉽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보다 쉽게 경찰을 이해하고 경찰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21일 제76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부캐릭터(부캐)로 웹툰 작가 활동을 하는 이 경장을 만나, 경찰과 웹툰작가, 경찰 홍보 등 ‘1인 3역’을 하는 삶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전 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소속 이유주 경장
대전 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소속 이유주 경장

- 웹툰을 그리게 된 계기는?

취미 삼아 그린 그림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이야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찰 업무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려서 그림을 그렸다.

부캐 느낌으로 개인 SNS 계정에 이야기 할 수 있는 걸로 시작했는데 조직에서 좋게 봐주셨다.

경찰 홍보물은 봉사이기도 하지만 조직 발전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뿌듯하다.

- 소재를 어떻게 찾고 있나?

수험생활, 중앙경찰학교, 경찰업무를 하면서 일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또한 직접 겪은 일들, 민원인 대응 같은 업무적인 내용도 다루고 있고 전국에 있는 동기들에게도 물어보면서 소재를 찾고 있다.

-주변 반응은?

입소문이 나서 여러 부서에서 정책 홍보를 부탁받고 있다. 가족들도 제 SNS 계정을 팔로우 하면서 제가 일하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지켜보고 응원해주신다.

얼마 전엔 제가 그린 그림으로 마스크 패치, 텀블러 굿즈를 만들어서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추가 제작하기도 했다.

- 지구대 업무와 병행하며 웹툰 그리는 것이 힘들진 않나?

아무래도 교대 근무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바이오리듬이 깨진 상황에서 출근 전, 퇴근 후 시간을 내서 그림을 그리느라 신체적으로 많이 지친다. 하지만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것보다 그림 그리는 게 재밌어서 즐기려고 한다.

또 제 그림이 경찰서에 붙어 있는 걸 보면 부캐가 열심히 활동하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다.

- 홍보물 제작으로 표창도 받았다던데 

안전속도 5030, 음주운전 근절, 코로나 관련 피싱 성행 등 홍보물을 만들어 2020년 10월부터 5개 표창을 받았다. 최근에 그린 보이스 피싱 근절 웹툰으로 표창 하나 더 받게 될 예정이다.

폴벤저스 그림을 설명하는 이유주 경장
폴벤저스 그림을 설명하는 이유주 경장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최근에 다룬 웹툰이 기억에 남는다. 취객을 집에 데려다주는 도중에 취객의 폭행으로 주임님이 다치셔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을 체포했다. 며칠 뒤 주임님이 '너의 역할을 잘해냈다'고 칭찬해주셨다. 평소 (남자 경찰관에 비해) 힘을 못 써 도움이 안 될 거란 생각을 해왔는데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 웹툰작가로 전향할 생각은 없는지 

생각을 해보긴 했지만.. 경찰이라는 직업 때문에 사람들이 제 웹툰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저 또한 경찰이라는 일을 알리고 싶은 목적으로 그리고 있다. 

- 앞으로 계획과 하고 싶은 말은?

인터넷 상에서 여성경찰을 '치안조무사'로 부르며 폄하하는 걸 보면 속상하다. 여성이라는 틀 안에 가둬 안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열심히 일하는 여경을 주제로도 웹툰을 그리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많이 다루고 싶다. 나중에는 경찰의 꽃이라는 수사 부서에서 일하며 기량을 펼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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