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에 길을 묻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에 길을 묻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2.01.11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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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글, 사진 한국농어촌공사 공주지사장 윤석근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 부추같은 인생

“내 인생 고달프다 울어 본다고 누가 내 맘 알리요. 어차피 내가 택한 길이 아니냐 웃으면서 살아가보자” 라는 ‘부초같은 인생’이라는 노래말이 있다.

충남 서천군 문산면 천방산권 조일현부부

부초는 물에 떠다니며 이리저리 사는 풀을 일컽는 이름이다. 하지만 내가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부추는 파릇파릇한 새싹처럼 언제나 푸른잎을 가지는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이다.

다른 채소와 달리 한번 종자를 뿌리면 그 다음해부터는 뿌리에서 싹이 돋아나 매년 지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농작물이다.

오뚜기 인생처럼 부추싹은 절망에서도 계속 성장하는 식물이라 내 인생의 스승이자 삶의 원천이 되었다. 내 인생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중간에 사업을 하다 실패하길 반복하다 자살까지 생각해 보았지만 ‘부초같은 인생’ 노랫말처럼 ‘누가 내 맘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어차피 내가 택한 길 아니냐’ 며 용기 내어 찾아 간곳이 한국농어촌공사 서천지사 농지은행사업 부서였다.

불과 6년전 농지은행사업을 통하여 농지임대와 농지매입비축사업 참여로 지금은 53,000㎡에 전문적으로 부추농사를 짓는 중소농업인 성장할 수 있게 길을 만들어 준 것이 농지은행 사업이었다.

◆ 인생실패

나는 대학 농업경제학과를 나와 시작은 농협에서 금융인으로 출발을 하였지만 주변에 지인들이 많아 지면서 월급쟁이에서 사업자로 변신하게 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의 시작은 그동안 직장인으로 얼마나 편하게 지냈는지를 나는 너무 몰랐었다. 세상의 물정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고, 사업의 실패는 인생의 무게를 더해가기만 하였다.

내가 가진 것이 없고 돈이 없다 보니 알던 지인도 모두 떠나갔고, 사업은 점점 더 어렵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보증을 잘못 서주는 바람에 빚은 더욱 늘어만 갔다.

그때 서천 문산면 동네를 지나가다 문득 들리는 ‘부초같은 인생’이라는 노래말은 내 인생을 노래하는 듯 했고 어려운 인생을 웃으면서 살아가보자는 말뜻에 따라 다시 용기내어 아무일이나 가리지 않고 일하면서 농업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 부추와의 인연

여기저기 다니면서 일을 하다보니 성실하다는 말도 듣게 되었고, 신용도 쌓여 가면서 어느 부추 농가주의 권유로 6,600㎡의 농지에 하우스 시설 부추농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첫해는 누구나 마찬가지로 농사 경험과 노하우가 없었기에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되었다. 부추농사 2년차가 되면서 부추 재배의 성질을 알게 되고 요령도 익히게 되었다.

더욱이 부추는 풍부한 비타민A,C, 당질 풍부한 활성산소 생성, 해독작용, 혈액순환 원활 등 우리 몸에 아주 좋은 식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부터는 더욱 애착을 갖게 되었다.

한번의 파종으로 4~5년간 계속 수확할 수 있어 생산성이 매우 높았으며, 잘만 재배하면 돈이 된다는 신뢰를 쌓게 되었다. 작목반에 가입도 하였다.

그러나 소규모 농사로는 수익을 낼 수가 없었기에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농규모를 확대하여야 함을 느끼게 되었다.

태국 산업연수생 6명과 함께 조일현 부부

◆농지은행에 길을 묻다

부추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나는 좀 더 많은 땅이 필요하게 되었다. 예전에 농협에 근무하면서 농지은행사업을 알게 되었기에 그 길로 한국농어촌공사 서천지사를 찾게 되었다.

처음 임대수탁사업을 통한 농지 임대수탁을 10,000㎡ 받게 되었고, 장기임대차사업을 통하여 10,000㎡, 농지매매사업을 통하여 농지매입 6,600㎡ 구입 등 농지임차 26,400㎡을 포함하여 총 53,000㎡(16천평)의 농지를 확보하게 되었다.

부추농사 3년차부터 농지규모를 확대하여 이 농지위에 기술센터의 지원으로 하우스를 지어 부추 재배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부추농사는 그런대로 잘 재배 되었고 판로는 만두식품회사 등 기존 작목반을 통하여 판로를 개척하였으며, C공장은 직접 방문하여 제품 설명과 함께 열심히 해 보겠다는 설명으로 납품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재배와 판로에 이어 많은 제품을 적기에 납품하기 위하여는 성실한 일군이 필요 했다. 태국 산업연수생을 6명 받아 안정적인 인력도 확보하게 되었다.

이들을 위하여 집안에 숙박 시설개선과 부추 자동화 시설도 갖추면서 부추농사를 전업으로 하게 되었다

◆ 2022년 매출 2억원 달성을 꿈꾸며!

‘꿈은 꾸어야만 현실이 된다’고 했다. 2022년 1월 현재 부추농사 8년차가 되었다.

3년차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하여 지금은 년간 매출 1억6천만을 이루었고 금년은 목표를 2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부추는 겨울농사가 어려워 포기 했으나, 올 겨울 부터는 16,500㎡ 정도 겨울부추를 재배하려는 목표를 세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였다.

아직 농사로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보다 못한 불우한 이웃을 돕고자 기부도 시작하였고, 동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하여는 간혹 경로잔치도 베풀면서 더불어 사는 삶도 살게 되었다.

또한 나와 같은 부추농사 또는 농업에 투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술센터 강의도 다니면서 성공담을 얘기 해주면서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지게 되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조건이 맞는 농민이면 누구라도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사업을 통하여 나와 같이 농업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오늘도 난 부추밭에서 ‘천년을 살리요 몇 백년을 살다가리오. 세상은 가만있는데 우리만 변하는 인생. 아! 아! 아! 아! 부추(부초)같은 인생!’이라는 노랫말을 개사하여 노래 부르면서 열심히 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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