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이덕희 기자
  • 승인 2005.09.0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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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터, 지구를 연구하는 사람들

▲ 지질자원연구원 전경
지난 3월 20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한반도 전역이 들썩였다. 집안에 있던 사람들은 인근에서 폭파가 일어난 듯한 진동을 느꼈다. 남동쪽 해안지대부터 대전은 물론 수도권일대까지 예외는 없었다.

덕분에 한바탕 난리를 치룬 곳이 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언론사를 비롯 여러 곳에서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연구원들은 이번 현상에 대해 설명을 해야 했다. 근 80여년간 꾸준히 지구과학의 연구와 육지·해저의 지질연구를 해 온 대덕연구단지의 터줏대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찾았다.

카이스트 후문에서 신성동 방향으로 가다가 생명공학연구원 맞은편으로 보이는 곳이 바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태섭)이다. 이정표가 길가에 있지만, 마음먹고 찾아야 보이지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하천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연구원 정문이 보인다. 그러나 입구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질박물관.

국내 최초의 전문지질박물관인 이 곳은 이미 많은 대전시민들에게 알려져 있는 곳이다. 기자가 처음 방문했던 날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단체견학을 나와 있었다.

50평 규모의 전시관에서는 지구의 개관과 화석, 암반과 석재의 표본을 볼 수 있는데 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영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한국지질지원연구원은 광물 및 에너지자원의 탐사·개발과 환경지질, 그리고 지하공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광물자원의 제련기술과 폐자원의 활용까지 그 연구범위는 우리의 삶 전체를 아우른다.

하나뿐인 지구를 올바로 이해하고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통해 살아숨쉬는 지구를 보전하는 연구기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비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연구원들의 땀방울로 채워져 간다.

에너지 고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져 있는 지금, 자원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은 국가경제와도 맞물려 있다. 때문에 지질자원연구원의 주요 연구분야중 하나인 ‘전략자원 확보’는 더 중요해졌다. 전략자원으로는 석유 가스 뿐만 아니라 지열과 지하수까지 범주에 둘 수 있다.

지난 2월 16일 공식발효된 교토의정서에 따라 선진국가의 온실가스 감축이 의무화된 상황. 우리나라도 2013년 2차 공약기간에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질자원연구원 대외협력실 한만갑 홍보팀장은 “온실가스를 5% 줄이는데 경제성장률은 6% 감소한다. 연간에너지 수입액이 40조원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우리 연구원에서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신에너지로 판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급휘발유보다 매연발생량이 30% 적은 이 자원은 독도근처 해역에 대량 묻혀있는 것으로 최근 조사결과 밝혀졌다. 지난 5년간 물리탐사선을 통해 조사한 결과다.

해역에 묻혀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추출하려면 지하 2천미터 아래로 압력을 넣어야 한다. 현재는 상용화를 위한 정밀조사 중이며 2015년부터 상용화시킬 계획이다.

지질자원연구원에서 제시하는 또 하나의 신에너지로 ‘지열’을 들 수 있다. 땅이 가지고 있는 열을 이용해 일반주택의 냉난방이 가능하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100% 무공해 친환경에너지다. 땅속으로 2km 이상 들어가면 60℃가 넘는데 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다세대주택의 난방을 하게 된다. 시범적으로 내년부터 포항 아파트 단지에 지열수를 이용한 난방시설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더하여 제주도와 협력한 지하수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마실 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지금, 현무암으로 구성된 제주도의 지하수를 확보하는 작업. 1950m높이의 한라산 천연필터에서 걸러진 물이 바다로 흘러나가기 전에 시설을 통해 받아두는 일이다. 환경오염이 불가피한 미래에 대비하여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한 노력 중 하나.

지질자원연구원이 가지고 있는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지질환경재해를 연구하는 일이다. 산사태재해, 주요 하천의 침식재해, 연안지역의 해수침투재해와 폐광산의 중금속 확산 등 지질환경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전국에 30여개 지진관측소를 설치해 지진활동의 특성을 연구 중이다. 금년 9~10월 경에는 독도에도 지진계를 설치해 동해상에서 일어나는 지진활동을 조금 더 일찍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쯤에서 지질자원연구원이 확보하고 있는 보물 1호를 소개하고자 한다. 극지역을 포함한 전세계 모든 해역에서 장기간 석유, 해저지형, 지질 및 지구물리탐사가 가능한 선박. 바로 탐해 2호다. 전장 64.4m, 폭 15m, 총톤수 2100톤 규모인 탐해호는 지난 5년간 한반도를 둘러싼 해역을 탐사했다. 앞에서 언급한 신에너지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한 주역이기도 하다.

무려 150여억을 들여 만들어진 ‘보물선’은 전세계적으로 극소수의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는데, 3차원 탄성파탐사 기능과 해저 지형조사 기능 및 시료채취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탐사선을 통해 조사된 결과는 해저지질도를 작성하는데 활용된다. 산업자원부 출연 협약사업으로 오는 2010년 말까지 진행되는 해저지질도 연구는 석유해저자원연구부가 중심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가 완료되면 우리나라의 예상 관할해역 약 30만㎢에 대한 해저지질도가 완성되며 해저퇴적물 분포도, 해저지층단면도 등이 국민들에게 제공된다. 

급변하는 오늘날의 산업환경에 대응하면서도 ‘환경친화,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향하는 기술개발에 힘써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들의 연구영역은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지금까지 수면 아래 있었던 연구는 앞으로 점점 더 활용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지질자원연구원의 책임과 사명도 더욱 커질 것.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만들어내는 성과에 기대를 모아본다. 

협조|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홍보팀(☎042-868-3273)


이태섭 원장에게 듣는다
“연구생산성 향상 위한 시스템 마련”

▲ 이태섭 원장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올 해 국내외 새로운 과학기술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지질자원기술 연구개발사업 발굴해 연구성과의 실용화, 연구생산성 제고, 대국민 홍보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북아 지질자원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동북아 지질자원 국제교육훈련센터’ 건립과 국내외 고급 에너지자원의 탐사개발 정보의 효율적 수집관리를 위해 ‘석유가스개발정보센터’ 구축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대덕R&D특구법’의 제정 및 설립방향에 맞춰 지질자원연구원은 작년에 개설한 OK랩의 확대와 활성화, 연구성과의 상업화 및 사업화, 산·학·연 네트워크가 가능한 세부사업 등을 발굴 중에 있습니다. 또한 올 해 안에 연구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그동안 개별시스템으로 운영되던 연구관리, 성과관리, 회계예산시스템 등을 통합하는 시스템 구축사업을 마무리 짓고, 신진 연구원의 아이디어를 연구현장에 반영하기 위한 자발적 온라인 참여시스템인 'MAGIK(매직)' 운영을 기관차원에서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진연구센터 지헌철 박사 인터뷰“지진은 살아있는 지구의 움직임, 두려워 마세요” ▲ 지헌철 연구원
지진연구센터는 어떤 기관입니까.
1996년 5월, UN총회에서 KIGAM(한국지질지원연구원)이 한국 NDC로 공식인정을 받았습니다. 철원, 간성, 백령도 등에 공중음파 관측소를 포함한 총 30개의 지진관층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13명의 연구원이 미 국방과제와 정부출연과제, 민간수탁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원리로 지진의 예측이 가능한가요.
멀리에서 파열이 일어났을 때 소리와 함께, 땅속으로 들려오는 진동을 측정하는 것이죠. 땅속 60~70m 아래 구멍을 뚫어 측정하는 시추공관측법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지상 잡음의 방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정밀한 관측이 가능합니다.

북한이나 중국에서 폭파를 하게 되면 소리가 전달되는데, 이는 공중음파 탐지기를 통해 식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임남댐에서 수로를 바꾸기 위해 큰 발파를 했을 때 진동이 먼저 관찰되고 이어 소리(1초에 340m 이동)가 도착합니다. 지진의 경우는 진동파만 발생하기 때문에 음파와 지진파를 동시에 관측함으로써 자연지진과 인공발파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하는데요.
지진이란 지하의 암석 내에 축적된 변형에너지가 한계를 초과할 때 암석이 파괴되며 일시적으로 방출되는 자연현상입니다. 이는 살아있는 지구의 생명력을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막연히 두려워 할 대상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또한, 지진의 피해로부터 무관하지 않습니다. 고려사에 의하면 ‘땅이 흔들렸고 이로 인해 개성, 경주 등 목조 가옥들이 무너졌다. 경주에서는 흔들림이 3일간 계속되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1978년 10월 홍성에서 진도 5.0의 지진이, 9월 속리산에서 진도 5.2의 지진이 발생했죠.

그 이유는 무엇이며 대비책은 어떠한지요.
지난 3월 20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전국이 혼란에 빠졌었습니다. 중국 동북부와 일본 서해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2년 내에 한국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층’때문입니다. 우리나라 활성단층(양산단층)이 ‘실’이라면 중국 동북부의 탄유단층은 ‘새끼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대륙판 양쪽에 미는 힘이 가해지면 약한 단층이 깨졌다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데, 우리나라는 이 과정의 ‘여진’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몸을 가눌 정도라면 위험하지 않습니다. 내진설계 기준 120gal을 준수했을 경우지만요. 유리창이 깨지거나 물건이 떨어져 다칠 염려가 있으니 탁자 아래로 대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당황해서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10~30초 정도의 시간동안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진의 규모와 진도를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리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비시스템과 건물안전 기준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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