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線)이 무너지면, 공동의 선(善)도 무너진다
[칼럼] 선(線)이 무너지면, 공동의 선(善)도 무너진다
  • 김정식 기자
  • 승인 2022.08.24 14:2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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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 논란에 道 원칙 추구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역사를 보고 반면교사 삼아야
노조의 심각한 도정 간섭은 또 다른 ‘악순환’ 만들어
김정식 충청뉴스 기자
김정식 충청뉴스 기자

[충청뉴스 김정식 기자] 사회에는 선(線)이 있다. 공동체를 이루고 더불어 살기 위해 넘지 말아야 할 경계다. 선의 가치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근간이 된다. 선이 무너지면 공동체가 흔들리거나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선이 무너짐에 따라 공동체 내 각각의 영역이 무의미해지며 ‘카오스’ 상황을 유발한 사례는 다양하다. 지난 반년간 상처만 남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선을 지키지 않아 부작용을 유발한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우리 역사를 반추해 봐도 선을 넘어서 공멸의 길로 간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고려 후기 권문세족만 봐도 그렇다. 무신정권 후 지배층이 된 권문세족은 불법적으로 노비와 토지를 약탈해 원성을 샀다. 선을 넘어선 행위로 공분을 자초한 셈이다. 결국 이들의 행태는 신흥 무인 세력의 도발을 불렀고 세족의 몰락과 고려 패망의 길을 열었다. 이후 등장한 조선 역시 선을 넘었던 일부의 도발로 인해 나라가 무너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반면교사 삼을 다양한 사례가 있음에도, 선을 넘어선 행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선 넘는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비근한 예를 찾자면 최근 논란이 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의 김태흠 충남지사 ‘저격’(?)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김태흠 충남지사의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 추진을 규탄하고 나선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의 행위는 선을 넘어선 분별없는 행위와 다름이 없어 보인다.

우선 이들의 행위는 노조의 역할을 넘어선 도정 간섭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김태흠 지사는 도민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 대표자다. 그 대표자가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경영평가를 막을 권한이 노조엔 없다. 하지만 노조는 선을 넘어서 도지사의 도정 운영까지 간섭하고 나섰다. 그 누구도 노조에게 도정을 운영할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음에도 말이다.

노조의 주장 역시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은 마찬가지다. 노조는 김 지사가 공공기관 종사자를 ‘준공무원’으로 비유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표현은 공적 업무, 즉 공무를 수행하는 이를 총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주장은 선을 넘은 과한 표현이다. 또 아직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점으로 미뤄보면, 노조가 무언가 켕기는 게 있는 것이 아니니까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기에도 충분하다.

무릇 각 공동체에는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 도백(道伯)의 역할을 하는 김 지사에겐 도민의 혈세를 최대한 아끼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역시 김 지사에겐 일정 선을 지키며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노조 역시 자신의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이 선을 넘어서 도백(道伯)의 일에 간섭하고, 흠집 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br>
김태흠 충남도지사.

노조에 권고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시고, 선은 넘지 마시라. 김 지사의 일은 도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으로 행해지는 도민의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라. 그 누구도 도민의 일에 왈가왈부하며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넘은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점도 잊지 마시라.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선(線)을 지켜야 공동의 선(善)을 지킬 수 있게 됨을 명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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