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토해낸 장쾌한 사랑
죽음을 토해낸 장쾌한 사랑
  • 홍세희 기자
  • 승인 2006.04.22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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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오페라 '투란도트'

사랑,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승리한다면 결혼식을, 실패한다면 장례식을

‘제국의 후계자 투란도트는 수수께끼를 푸는 자의 신부가 된다.’
옥 같이 희고, 칼 같이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
‘사랑은 헛된 것’ 목숨을 건 사랑의 열정적 도전자 칼라프 왕자,
‘당신은 나의 것’ 말없는 기다림과 값진 죽음의 희생, 노비 류,
‘그것이 사랑’ 서서히, 그러나 격정적으로
‘감미로운 연인이여, 어서오라!’

▲ 오페라 투란도트 오페라의 태풍이 몰려온다. 대형 오페라인 투란도트가 4월 28일(금)부터 29일(토)까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것. 이번공연은 ‘관객을 압도하는 설득력 있는 연출’이라는 찬사를 받는 울리세 산티키의 연출로 스펙터클하면서도 섬세한 무대가 펼쳐지며 이와 함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국내 오페라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하는 젊은 마에스트로 구자범이 호흡을 함께해 더욱 웅장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무대가 기대된다. ‘탄탄한 작품성으로 정통 오페라의 장엄미를 잘 살린 수작’ 오페라 투란도트는 이 봄이 다가기 전에 꼭 한 번 보아야 할 공연중 하나가 아닐까. 일시 : 2006년 4월 28일(금)~29일(토) 금/ 19:30, 토/ 19:00 장소 :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작곡 : 자코모 푸치니 (Giacomo Puccini 1858~1924)예술감독 : 정은숙 지휘 : 구자범(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연출 : 울리세 산티키입장 : R석 7만원 / S석 5만원 / A석 3만원 / B석 2만원 / C석 1만원문의 : 042-610-2222, www.djac.or.kr 공연내용 지난해 대전 무대를 찾은 오페라<카르멘>과 함께 국립오페라단 인기 레퍼토리 중 하나인 오페라<투란도트>는 2003년에 이어 다시 선보인 지난 2월 서울 공연에서 한층 극적 효과를 살린 음악과 푸치니 대작 오페라의 웅장함과 깊은 매력을 최상으로 살려내 다시 한번 전회매진을 기록하며, 관객과 평단의 넓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독일 최고등급의 오페라극장인 하노버(Hannover) 국립극장의 수석 지휘자로 지명되어 기대를 모은 바 있는 지휘자 구자범의 한국 오페라 무대 데뷔작이 된 지난 서울 무대에서는 극의 긴장을 극대화한 지휘로 탁월한 역량을 선보여 더욱 화제가 되었다. 또한 연출가 울리세 산티키는 <투란도트> 이외에도 국립오페라단의 <시몬 보카네그라>, <사랑의 묘약>으로도 여러 차례 내한,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연륜 있는 연출가로 중국 황실과 주인공 투란도트 공주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푸른색조를 기본으로 한 화려한 무대와 안정적인 동선으로 ‘잘 짜여진 극’을 완성하였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불후의 명작으로, 동방의 이국적 정취 가득한 음악과 무대 위로 주인공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왕자의 영웅주의와 시종 류의 희생 가득한 사랑의 서정성 그리고 핑, 팡, 퐁의 희극적인 요소가 결합된 다양한 세계를 담고 있는 수작이다. 3막 류의 죽음까지 작곡하고 숨을 거둔 푸치니의 뒤를 이어 프랑코 알파노가 사랑의 2중창과 피날레를 작곡해 1926년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서 성공적으로 초연되었다. 지난 2월 서울 공연에서 깊이 있는 음색과 맑고 선명한 고음으로 차가운 투란도트의 분위기를 잘 소화한 소프라노 서혜연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스페인 등의 주요 오페라극장 등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드라마틱 소프라노’라는 찬사를 받은 자랑스러운 한국 성악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또한 강함과 부드러움의 강약 조절을 음색에 담은 정상의 드라마틱 테너 김남두와의 호연은 드라마의 긴장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프라노 김영애, 오미선 그리고 테너 최덕술, 베이스 함석헌 등 국내 정상의 성악가가 출연하며, 국립오페라합창단, PBC소년소녀합창단의 합창과 극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디딤무용단의 동양적인 춤사위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펼쳐진다.

화려한 의상과 웅장한 무대가 펼쳐진 동양적인 색채와 이탈리아 음악이 완벽하게 조화된 오페라<투란도트>, 또 한번 진한 감동이 펼쳐진다.

제1막
궁정 앞 광장, 관리가 나타나 포고문을 읽기 시작한다. '북경의 백성들이여 들어라. 황제의 딸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이 내놓은 세 가지 수수께끼를 맞추는 왕가 혈통의 구혼자와 결혼할 것이다. 그러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는 자는 참수형에 처한다. 페르시아 왕자가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달이 떠오르면 그는 사형에 처해질 것이다.'
떠들썩한 군중 사이에 노인이 젊은 여성의 부축을 받으며 등장한다. 그는 멸망한 타타르 왕국의 티무르 왕과 궁중의 노비 류다. 노인이 쓰러지자 류가 부축한다. 그때 한 젊은이가 다가와 도움을 주는데 그는 타타르왕국의 왕자 칼라프였다. 우연한 재회를 기뻐하고 티무르는 망명생활 중 자신에게 도움을 준 류를 소개한다. 이에 류는 이전 궁정에서 웃어주었던 미소를 기억한다며 그를 향한 속마음을 내비친다.
사형 의식이 시작된다. 사형집행인들의 칼가는 소리에 맞춰 군중들의 합창이 들려온다. 밤은 더욱 깊어가고 형장으로 끌려가는 페르시아 왕자의 행렬이 군중 앞을 지난다. 창백한 페르시아 왕자의 얼굴은 동정심을 자아내고, 사람들은 공주에게 자비를 구한다. 그러나 궁성 발코니에 나타난 투란도트 공주는 얼음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사형집행을 지시한다. 이때 멀리서 투란도트 공주를 지켜보던 칼라프는 공주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만다. 페르시아 왕자는 형장으로 끌려가고 광장에는 칼라프, 티무르, 류만 남는다.
칼라프는 아버지 티무르에게 자신은 투란도트 공주에게 반했다고 말하고는, 티무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수수께끼에 도전하겠다고 말한다. 칼라프가 궁궐을 향해 뛰어가는데 갑자기 가면을 쓴 세 명의 관리 핑, 팡, 퐁이 나타나 칼라프를 가로막으며 목숨이 아까우면 빨리 돌아가라고 말한다. 핑, 팡, 퐁이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몸짓으로 칼라프의 무모함을 조롱하나 칼라프는 '승리는 나의 것, 투란도트는 나의 사랑' 이라며 요지부동이다.
티무르가 나이 든 아버지를 버리느냐며 비탄에 빠지자, 곁에 있던 류가 왕자에게 다가가 흐느끼며 자신의 심정을 호소하고 그를 만류한다. 그러나 류의 애원에도 칼라프는 아버지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 채 도전을 감행하고자 한다. 류는 물론이고 핑, 팡, 퐁 역시 그를 만류하지만 결국 칼라프는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징을 세 번 울린다. 핑, 팡, 퐁은 놀라 사라지고, 티무르와 류는 충격에 빠지며 절규한다.

제2막
핑, 팡, 퐁이 등장한다. 투란도트 공주 때문에 수많은 젊은이가 희생되었음을 말하고 지나간 세월의 무상함과 고향 호난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면서 공주가 사랑에 눈을 떠 다시 한번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하며 재미있게 표현한다.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군중이 운집해 있다. 황제가 먼저 칼라프를 만류하지만 칼라프는 자신만만하다. 이윽고 냉혹한 표정의 공주가 등장한다. 옛날, 이 궁성에 쳐들어온 외국 군대가 로린이라는 공주를 능욕
하고 살인한 사실을 이야기하며, 그 공주의 원한을 달래기 위해 외국에서 온 젊은이에게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를 내어 복수해 왔음을 이야기한다. 공주는 위협적인 자세로 누구도 자신을 정복할 수 없을 것이라 하며, ‘수수께끼는 셋, 목숨은 하나' 라고 말하고 문제를 낸다.
‘희망’, ‘피’, ‘투란도트’라는 답으로 칼라프가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내자 공주는 매우 당황해 하며 처녀의 몸을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다고 애원한다. 그러나 황제는 맹세는 신성한 것이라 말하고, 군중들도 이에 가세한다. 이때 칼라프가 역으로 제안을 한다. '새벽녘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보시오. 알아맞힌다면 그대의 승리. 원한다면 내가 죽으리다'

제3막
궁정의 명령으로 북경의 관리들은 한 사람도 자지 못하고 그의 이름을 알아보고 있다. 칼라프는 승리를 확신한다. 핑, 퐁, 팡은 칼라프에게 젊은 여자나 금은보화를 보이면서 유혹하거나 위협하기도 하면서 이름을 알아내려 하나 성공하지 못한다. 그때 병사들이 티무르와 류를 잡아온다. 사람들이 이들 두 사람이 그 젊은이와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고 고하여 핑은 고문을 해서라도 이름을 알아내려 한다. 류는 자기만이 그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서 티무르를 감싸고, 병사들은 류를 고문한다. 그러나 결코 입을 열지 않는다. 그녀의 저항은 지켜보고 있던 공주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공주가 그런 힘을 어떻게 갖고 있는지 묻자 그분의 대한 사랑은 고문의 고통보다 크다고 이야기 하고 옆에 있던 병사의 칼을 빼앗아 자결한다. 티무르는 류의 시체를 끌어안고 통곡한다.
홀로 남은 공주에게 칼라프가 사랑을 속삭이자 공주의 마음도 차차 녹기 시작한다. 그는 공주를 끌어안고 살며시 입을 맞춘다. 처음 맛본 입맞춤에 공주의 마음은 부드러워지고 눈에는 눈물조차 감돈다. 칼라프는 공주의 귀에 대고 "나는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라고 이름을 밝힌다. 그러자 공주는 승리한 듯이 이 젊은이의 이름을 알았다고 소리친다.
군중들이 광장에 모여든다. 공주는 황제 앞에 칼라프를 데리고 가서 이 자의 이름을 알아냈다고 말하고 '그 이름은 사랑'이라고 외친다. 군중의 환호 속에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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