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전국에는 같은 지명의 산이나 봉우리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붙이는 봉우리 지명이 국사봉이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전국에 국사봉이란 지명이 무려 81개나 된다. 물론 국사봉(國師峰, 國思峰, 國士峰, 國祀峰, 國祠峰, 國賜峰 등) 한자 표기가 다양하고, 지명 유래도 역사적 의미나 구전되어 내려오는 설화 등의 내용에 따라 다르다.
세종시 장군면과 연기면, 고운동에 걸쳐있는 산봉우리도 국사봉(國師峰)이다. 이 국사봉은 해발 214.6m의 나지막한 산이며, 국사봉 남서쪽 자락에는 김종서 장군 묘역이 있다. 김종서 장군 묘역이 있는 지역은 본래 공주시 장기면이었는데 2012년 세종시에 편입되면서 김종서 장군의 묘가 있는 곳임을 알리고 그를 기리기 위해 '장군면'으로 개칭했다.
또한 김종서 장군을 기리기 위해 장군의 호를 활용한 도로명 절재로가 있다. 절재로는 고운동에서 반곡동까지 동서로 이어지는 약 6.2km의 도로이다.
문무를 겸비한 김종서 장군은 충남 공주시 의당면 월곡리에서 출생했으며, 이곳에는 김종서 장군 유허지(생가지)가 있다. 조선 태종 때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성군 세종의 총애를 받았고 북방에 6진을 개척했다. 단종 때는 좌의정을 지냈으나, 수양대군(세조)에 의해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김종서 장군의 시신 전부를 거두지 못하고 한쪽 다리만 장군면 대교리에 몰래 묻었다고 한다. 세종시(시장 최민호)는 이곳 김종서장군 묘역 일원을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역사테마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곳 국사봉은 보통 세군데 등산로에서 오른다. 장군면에서 오르는 코스, 고운동에서 오르는 코스 그리고 맑은뜰공원에서 오르는 코스이다. 장군면 코스는 국사봉을 오르면서 주변의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으나,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있지 않다.
고운동 코스는 억새군락지를 만날 수 있으며, 국사봉에 이르는 접근성이 좋고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맑은뜰공원 코스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행복도시 둘레길 7코스 국사봉 누리길과 연계 산행할 수 있어 좋다. 반면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은 기대하기 힘들다.
세종시 명산을 기행하는 모임(세종명산한바퀴)은 열 여섯번째 산행지 세종시의 숨은 명산 국사봉을 오르기 위해 맑은뜰공원 관리사무소를 22일 찾았다.
맑은뜰공원 관리사무소에는 주차장과 화장실, 흙먼지 털이기 등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이번 산행은 행복도시 둘레길 7코스 국사봉 누리길과 연계하여 국사봉을 오른 다음에 세종누리학교 옆으로 진행해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코스이다.
국사봉 누리길은 숲길을 걷는 산책 코스로 매력적이다. 산이 높지 않으면서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대부분 흙길이다. 참나무와 소나무로 우거진 숲길을 산책하듯 천천히 한바퀴 돌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둘레길이 바로 국사봉 누리길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행복도시를 건설하면서 단계별로 걷기 좋은 둘레길 16개 코스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조성된 국사봉 누리길은 5.8km이며, 진입로는 은하수공원 후문(장미원) 건너편에 있는 맑은뜰공원 관리사무소, 제천 변에 있는 세종누리학교, 고운동 가락마을 10단지 등 여러 곳에 있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에는 주차공간이 있는 맑은뜰공원 관리사무소(둘레길 진입광장)에서 출발하길 추천한다.
맑은뜰공원 관리사무소에서 국사봉을 오르는 둘레길 입구에 이정목이 있다. 국사봉까지 거리가 2.25km이다. 둘레길 초입에 들어서자 시원한 숲길이 이어진다. 둘레길의 바닥은 부드러운 흙길이고 경사가 완만하여 발길이 무척 편하다. 곧이어 갈림길을 만나서 좀 당황했는데 왼쪽길로 내려가니 곧이어 옛길 삼거리 이정목을 만난다. 이곳에 국사봉 방향이 있어 안심하고 계속 걷는다.
산행 중에 두꺼비를 자주 목격한다. 김종서 장군 묘 입구에 세워져 있는 신도비의 받침돌과 연관이 있나 싶다. 신도비의 받침돌이 대부분 거북이 모양인데 이곳 김종서 장군의 신도비 받침돌은 거북이 모양이 아니고 두꺼비로 되어 있다. 그 이유는 마을 입구의 지형이 풍수지리상 지네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지네와 거북이는 서로 상극이어서 부득이 두꺼비 형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어느새 국사봉 삼거리에 도착하여 돌탑 정상으로 오른다. 돌탑 정상이 국사봉 정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산객들이 있다. 이곳에서 600m 더 진행해야 국사봉에 도착하게 된다. 국사봉은 국사봉 누리길 순환코스 5.8km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돌탑 정상을 지나 왼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다 보면 국사봉과 고운동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고운동 방향으로 틀면 국사봉 누리길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1시간 20분 걸려 국사봉에 도착한다. 국사봉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고 나무들에 둘러싸여 주변 조망도 전혀 없다. 전월지맥 국사봉 214.6M이라는 작은 표지판을 보고 이곳이 정상임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가졌다.
이어 돌탑 정상으로 다시 되돌아 가서 국사봉 삼거리에서 독골삼거리 방향으로 걷다가 고운동과 세종누리학교 방향으로 갈라지는 대교삼거리에서 세종누리학교 방향으로 산행을 한다.
국사봉 누리길에는 군데군데 안내판과 이정목이 있지만 샛길이 많아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 있다. 만약 헷갈린다면 무조건 세종누리학교 방향으로 가면서 가로등과 나무계단이 있는 방향으로 내려가면 된다.
국사봉 누리길을 조성하면서 등산로에 가로등과 계단을 설치했기 때문에 이것을 보면서 걸으면 안전하게 산행을 할수있다. 곳곳에 설치된 행복도시 둘레길 7코스 국사봉 누리길 표지판이 둘레길을 걷는데 도움을 준다.
고정천 삼거리와 생태학습장 삼거리를 연이어 지나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여 준비해 온 우비와 우산을 쓰고 계속 걸었다. 포장도로와 공사현장 부근에 다다르면 둘레길이 일부 끊겼지만 왼쪽으로 생활자원회수센터 건물이 보이고 앞으로는 세종누리학교 건물이 보인다.
세종누리학교 방향으로 포장도로를 찾아 내려가면서 고운두교 다리를 건넌 다음에 바로 오른쪽으로 돌면 국사봉 누리길을 진입하는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는 해충기피제 분사기가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완만한 오르막 숲길이 다시 이어지고 갈림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망설이지 말고 가로등이 있는 왼쪽 방향으로 걷는다.
세찬 비가 계속 내렸지만 일행은 범지기 삼거리와 억세원 삼거리를 지나 출발지인 둘레길 진입광장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3시간 30분 정도 걸린 7km의 힐링로드, 국사봉 누리길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