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계획보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문학으로 지역사회에 온기 불어 넣었으면
[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아산시를 대표하는 문학 단체, 온주문학 송용배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온주문학을 이끌며 지역 문학 발전과 저변 확대에 힘써온 송용배 회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1. 취임 1년,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1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것 같습니다. 온주문학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설렘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돌이켜보면 회원님들과 함께 지역 문학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 모든 온주문학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 문학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문학은 그저 종이 위에 박제된 활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얼어붙은 영혼을 녹이는 따스한 온기입니다. 특히 우리 온주문학이 뿌리내린 이곳, 아산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은 우리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뜨거운 숨결이 살아 숨 쉬고, 민초들의 땀과 눈물이 서린 이 땅의 역사를 보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역 문학이 나아갈 길입니다. 문학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지친 어깨를 다독여주며,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의 공동체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싶습니다.“
3.지난 1년간 온주문학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문학에 대한 열정과 애정만으로는 단체를 이끌어 나가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벽은 역시 예산 확보였습니다.
회원들의 소중한 회비와 몇몇 분들의 귀한 후원만으로는 다양한 문학 사업을 꾸려나가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작가들에게는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충분한 원고료라도 지급하고 싶었지만 최소한의 지급에 그쳤고, 시민들을 위해서는 더 다채롭고 수준 높은 문학 행사를 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빠듯한 살림에 번번이 한계에 부딪히곤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예산 문제로 축소되거나 포기해야 할 때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보다 더 큰 힘이 되는 것은 바로 사람, 우리 회원들의 존재입니다. 모두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문학의 열정을 나누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분과별로 꾸준히 모여 서로의 작품을 등불 삼아 공부하고, 지친 어깨를 다독여주는 회원들이 있기에 온주문학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상임위원들의 열정은 온주문학을 움직이는 가장 뜨거운 심장입니다.“
4. 온주문학 활동과 성과
지난 1년은 '문학의 르네상스'라는 깃발 아래 31명의 회원이 한마음으로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기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 토대 위에서 아산 문학의 새 지평을 열고자 했습니다.
작년 6월, '죽은 시인의 사회를 깨우겠다'는 포부로 힘차게 창립하여 지역 청소년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문인사관학교'를 꿈꾸며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곧바로 12월에는 회원들의 주옥같은 작품을 엮은 창간호 '물들다를 발간하고 '제1회 온주문학 신인작품상'을 시상하며 새로운 작가를 발굴했습니다. 특히 후원금으로 마련된 재원으로 작가들에게 원고료를 지급하며 창작의 가치를 존중하는 전통을 세웠습니다.
2025년 4월 26일에는 제64회 충무공이순신탄신 기념 학생ㆍ아산시민 백일장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온주문학회가 주관하고 충남도교육청, 충남아산교육지원청, 온주신문 등 12개 언론기관에서 후원한 '행사로 진행되었습니다.
2025년 5월에는 제 2집 '여울다' 작품집 출판 기념식을 가졌고 이어산 디카시인협회 회장님을 모시고 제3회 시민강좌가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6월 29일 창립 1주년을 맞아 1주년 기념식과 '초고령사회에서의 문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습니다. 이는 온주문학이 단순히 작품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과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공동체임을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5. 앞으로의 운영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지난 1년이 온주문학의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뿌리에서 굵은 줄기를 올리고 무성한 잎을 피워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문학으로 지역 사회에 온기를 더하는 일에 더욱 집중하고자 합니다."
첫째, 문학의 정기적인 생산과 공유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온주문학지를 연 2회 꾸준히 발간하여 회원들에게는 창작의 동기를 부여하고, 시민들에게는 가까이에서 문학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되겠습니다. 또한, 신인작품상과 백일장을 더욱 활성화하여 재능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아산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문학 인재들이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토양을 만들겠습니다.
"둘째, 시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목요아카데미'와 '시민 열린 문화 강좌'를 내실 있게 운영하여 문학의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문학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장을 넓혀가겠습니다. 문학 기행, 외암마을에서의 문학의 밤, 시낭송, 시화전 등으로 아산의 아름다운 공간 곳곳을 문학의 향기로 채워 시민들의 일상이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되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대의 물음에 답하는 문학의 역할을 고민하겠습니다. 창립 1주년 포럼에서 논의했던 것처럼, 초고령화 사회나 다문화 가정 등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에 문학이 어떤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는지 구체적인 활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르신들의 삶을 담은 자서전 쓰기, 다문화 가족의 목소리를 담는 문집 발간 등 문학을 통해 세대를 잇고 서로의 다름을 끌어안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저의 가장 큰 바람은 하나입니다. 훗날 아산 시민들이 '내 삶이 팍팍하고 외로울 때 온주문학의 글 한 편이 큰 위로가 되었어'라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문학이 몇몇 문인들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 꿈을 향해 묵묵히, 그러나 뜨겁게 나아가겠습니다.
<송용배 온주문학 회장 프로필>
(출생) 대전광역시 / (거주지) 충남 아산 / (등단) 2004년, 격월간 <시사사> / (등단시집) 『복수초 한 잎이 만드는 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