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갖는 교육적 권위와 가치는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질서가 무너져도 그 사회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로 지켜져야 될 것입니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라든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생각이 아득한 옛일처럼 되어버리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그러한 정신의 일부라도 지켜져야 된다는 것이 이 시대를 사랑하고 염려하는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이 시대를 절망하지 않고 교육계에 희망을 거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6월 9일 이러한 우리의 소박한 자긍심은 축구부 학생의 학부모라고 하는 40여명의 사람들에 의해 무참하게 유린당하고 말았습니다. 공무를 마치고 밤 10시경 현장에 도착한 본인은 전쟁터와 같은 현장을 목격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자식을 맡긴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항의가 아닌 폭도들의 교권 유린 및 대학 침탈의 현장이었습니다. 그곳은 공권력도 실종된 현장이었습니다. 개교 50주년을 기념하여 조성한 현관과 설립자들을 그린 대형 유화작품의 인돈박사 가슴에 박힌 도끼 자극은 내 가슴을 찍은 도끼날 이었으며 교육의 신성한 가치를 찍은 도끼날 이었습니다.
축구부해체에 대해 논의된 적이 없음을 수차례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학점을 주지 않았다고 해당 교수를 교수직에서 해임시키고, 계약직인 축구부 감독의 신분을 보장하고 축구부 운영에 학교가 관여하지 말라며 총장실을 도끼로 침탈한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역사상 초유의 사건입니다. 본인은 대학과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음의 사항을 엄중 촉구합니다.
첫째, 국가당국과 사법기관이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여 사건의 진상과 배후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우리대학의 체육부 운영 전반 걸쳐 문제가 있다면 사법기관에 수사를 요청하겠습니다.
셋째, 향후 조금이라도 교권 유린
행위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이유물문하고 사법처리를 요청하겠습니다.
넷째, 향후 학내에서 일어나는 어떤 형태의 폭력이나 불법적 집단행위에
대해서는 학칙과 법에 의해 단호하게 처리하겠습니다.
한남대학 구성원 여러분! 5만여 동문 여러분! 한남대학을 사랑하시는 학부모 여러분! 우리 대학의 발전을 기원하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 사죄드리면서 이번 사건이 전화위복의 전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2006년 6월 12일 한남대학교 총장 이 상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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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5일 지역 한 언론사에 보도된 축구부 해체설의 기사를 읽고 왔다며 40여명이 총장 면담을 요청하면서 출장 중인 총장과의 면담이 즉시 이루어지지 않자 총장실 앞 대형 거울을 파괴하는 난동을 부리게 되었습니다. 이에 학교에서는 대회의실로 안내하여 부총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학생처장, 사무처장과 각 처의 실무담당자들이 그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학교 입장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축구부해체 여부의 문제, 현 감독의 신분유지, 체육부의 총장 직속 기구화, 체육부장 해임, 축구부 학생들에 대한 차별적 회식 개선, 축구부 학생들에게 학점을 주지 않은 문제, 축구부 학생들이 고추장에 밥만 먹는다는 주장, 축구부에 대한 지원 문제 등에 관해 요구하였고 이에 대해 6월 9일까지 모든 요구를 수용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학교당국은 축구부 해체는 공식적으로 계획되고 논의된 바 없으며, 체육부의 총장 직속 기구화는 정관 개정 사항이므로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고, 체육부장의 해임 문제와 학점 부여 문제는 인사권과 교권의 문제인 만큼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음을 전달하였습니다. 아울러 축구부 학생들이 고추장만 먹었다는 점에 대해 체육부 식당의 식단을 조사한 결과 계획된 식단대로 식사가 이루어졌음을 식단표를 제시하면서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축구부 학생에 대한 차별적 회식문제에 대해서 레슬링부가 우승을 하여 총장이 격려금을 주었고, 격려금으로 회식을 한 것임을 설명하였으며, 축구부 감독은 내년 2월까지 계약된 상태이므로 현재로서는 교체할 계획이 없음을 전달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은 모든 부서의 예산을 10% 삭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체육부 예산은 오히려 5% 이상 증액하였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견해와 다른 설명을 하거나, 구체적으로 이해를 시키려하면 고함을 지르거나 마이크와 의자를 집어던지고, 이에 항의하는 사무처장에게 폭력을 시도하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난동을 부렸고, 학교 당국은 정회를 요청하였습니다.
정회 후 학교는 여러 가지로 논의한 결과 오전회의에서 설명한 내용이 우리들의 진실임을 재확인하였고, 오후 회의에 다시 임하였으나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즉시 약속하고, 결정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학교에서는 오전의 내용을 재확인하고, 대표를 구성하여 논의하기로 하면서 해산하였습니다.
그러나 6월 9일 아침 9시경 축구부 학부라고 하는 40여명이 체육부장 Y교수를 교수직에서 해임시키라는 대형 플랭카드와 피켓을 들고 몰려와 거칠게 항의하면서 캠퍼스의 주요 지역을 집단적으로 시위하였고, Y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도서관 건물에 가서 고성을 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주무부서인 학생처장이 그들을 만나 요구조건을 서면으로 제출하면 조속히 답변을 드리겠으며 신뢰할 수 없거나 기다릴 수 없다면 사법당국에 고발조치하면 더 빠를 수도 있다고 설명 한 후 공무로 출타하자 방화용 대형 도끼, 절단기, 방화삽 등으로 본관 2층 현관 전면 대형 유리, 총장실 출입문, 대형 유화와 총장실 그림, 화분, 이사장실 출입문 등을 도끼로 파괴하였고, 총장실과 이사장실을 6시간 동안 완전 점령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습니다.
학교측에서는 인명살상의 험악한 분위기 때문에 근접접근을 피하고, 경찰지구대에 출동을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3대의 순찰차가 왔으나 현장에 있던 동부경찰서 정보과 요원들이 즉시 되돌려 보냈습니다. 학교당국이 미온적인 현장 수습에 불안을 느끼던 차에 난동자들은 학술정보관에 머물고 있는 Y교수를 체포하기 위하여 학술정보관 각 사무실을 수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인명살상 위협과 교육기관에서 폭력적인 사형(私刑)이 진행되는 위기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오후 7시 경 그들은 동부경찰서 정보과 요원들에게 몇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30여명은 Y교수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 재집결하여 Y교수를 기다렸으며, 일부는 학술정보관에 잔류하면서 Y교수를 체포하려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Y교수는 물론 그 가족들은 귀가하지 못하였으며 공포분위기를 지금까지도 조성하고 있습니다.
/ 한남대학교 홍보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