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오-영혼의 자유를 지킨 화가전
루오-영혼의 자유를 지킨 화가전
  • 홍세희 기자
  • 승인 2006.06.28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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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을 재판할 수 있는가   

“예술을 찬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나에 대해 말하지 마시오.  연기 나는 반항과 부정의 횃불로 날 넘기지 마시오, 내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오. 단지 어둠 속의 외침, 실패한 흐느낌, 목을 조이는 웃음일 뿐. 세상에서는 매일 수많은 이름 없는 옹색한 일꾼들이 일하다가 죽고 있소.” - 조르주 루오(1871~1958, 프랑스), 예술과 삶에 대하여, 출판 폴리오 에세이,
매우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루오는 “보는 사람이 감동을 받아서 예수님을 믿게 될 만큼 감동적인 예수님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자신의 유일한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예수님의 얼굴도 많이 그렸고, 베로니카처럼 성경에 나오는 사람들과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많이 남겼다.


이번 「루오-영혼의 자유를 지킨 화갯전시에도 타피스트리로 제작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모습과 예수님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여러 점 볼 수 있다.


루오 재단에서 대여한 타피스트리인 「성안(Saint Face)」(1935년)과 퐁피두센터에서 대여한 「십자가에 걸린 예수」(1930년대), 요시이 재단에서 사상 최초로 외부로 대여해준 「성안」등이 대표적이다.


루오는 성서 속의 인물 뿐 아니라 일반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 그가 가장 많이 그린 인물들을 분류하면, 창녀, 광대, 무희, 재판관이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드가, 세잔, 로트렉, 쇠라 등 많은 화가들이 무희나 창녀, 서커스의 인물들을 그렸는데, 당시 작가들이 카페, 서커스, 유곽 등 새롭게 번창한 근대 도시에서의 일상을 자신의 캔버스 속에 담았기 때문이다.


루오는 또 법정에 선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그렸다. 루오는 인간이 인간을 재판하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갖고 있었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는 것, 사회적 권위와 허세에 대해 루오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루오는 힘없고 비참한 사람들에게 권위를 휘두르는 위압적인 인물들의 어리석음과 타락, 오만함을 나타내기 위해 법정의 인물들을 그렸다. 그래서인지 루오의 그림 속에서 판사는 사회의 하층민인 창녀나 광대보다 거칠고 추한, 무표정한 인물들로 묘사되고 있다.

현실 속에서는 판사나 왕이 창녀, 광대보다 더 높은 지위를 누리겠지만 적어도 루오의 예술 속에서 그렇지 않다. 루오가 어떤 눈으로 세상과 세상 속의 사람을 바라보았는지를 루오의 그림 속 인물들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8월 27일까지|대전시립미술관|042-602-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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