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 앞둔 공주 양파밭… 호미 들고 나선 임직원들의 땀방울
- 백 년 역사 갈산초에 전해진 미래 세대를 향한 따뜻한 응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경기 침체의 그늘과 고령화, 인력난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충남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장마 전 일손이 시급한 농가에는 땀방울이 보태졌고, 시골 초등학교에는 미래를 위한 장학금이, 경영난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소상공인들에게는 '100억 원 규모'의 사상 최대 금융 마중물이 전해졌다.
가장 먼저 전해진 낭보는 자금 경색으로 고사 위기에 몰린 지역 자영업자들을 향한 과감한 금융 지원이다.NH농협은행 충남본부(본부장 오주현)는 8일, 충남지역 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안정적인 자금줄을 마련하기 위해 충남신용보증재단에 법정 및 특별 출연금 41억 8,700만 원을 전격 전달했다.
이번 출연은 고금리와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을 낮추고 담보력을 보해 주기 위해 마련됐다. 놀라운 점은 지원의 규모다.
농협은행 충남본부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58억 원의 특별출연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출연을 더해 올해 농협이 충남신보에 전달한 총출연금은 무려 99억 8,700만 원에 달한다.
출연금은 담보력이 부족해 시중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던 소규모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보증서 발급 재원으로 즉시 활용된다.
오주현 본부장은 현장에서 “이번 출연이 도내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경영 한파를 이겨내는 데 실질적인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며 “충남 대표 금융기관의 왕관 무게에 걸맞게 앞으로도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서민 금융지원 확대에 몸을 사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의 온기가 도심 골목상권을 적셨다면, 외곽의 농촌 현장에서는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대지를 적셨다.
이튿날인 9일, 충남 공주시 상왕동의 한 양파 재배 농가 고랑 사이로 (재)충남경제진흥원과 농협중앙회 충남세종본부, 지역 농협의 임직원 20여 명이 쪼그려 앉았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단기간에 수확을 끝내야 하지만,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영세 고령 농가를 돕기 위한 ‘제1차 진흥원 농촌 일손돕기’ 현장이다.
"한창 바쁜 시기에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는데, 이렇게 와주니 숨통이 트입니다." 수확 시기를 놓칠까 애를 태우던 농민의 얼굴에 비로소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참가자들은 뜨거운 초여름 볕 아래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쓰면서도 묵묵히 알찬 양파들을 캐내고 농가 주변 환경을 정비했다. 진흥원은 지난해 농협중앙회 등과 ‘기업-농촌이음 운동 협약’을 체결한 이후 이 같은 정기 지원을 2년째 이어오고 있다.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린 진흥원 관계자는 "농민들과 함께 땀 흘리며 농촌의 진짜 어려움이 무엇인지 가슴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농촌을 향한 연대의 정신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교육 현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4일, 홍성에 위치한 갈산초등학교에서는 조금 특별한 전달식이 열렸다.
NH농협생명 충남세종총국(총국장 유한동)과 충남세종 갈산농협(조합장 이의수)이 힘을 모아 농촌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기부금 300만 원을 전달한 것이다.
1917년에 문을 열어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사회의 든든한 구심점이자 인재 양성의 요람이었던 갈산초등학교. 비록 지금은 전교생 42명의 작은 시골 학교가 되었지만, 아이들이 품은 꿈의 크기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전달식에 참석한 이의수 갈산농협 조합장, 유한동 NH농협생명 충남세종총국장, 유선곤 농협중앙회 홍성군지부장은 아이들의 고사리손을 잡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기부금은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은 물론, 도시 아이들 못지않은 다양한 체험활동과 학생자치 프로그램 운영 등 교육활동 전반에 소중하게 쓰일 예정이다.
유한동 총국장은 "이번 후원이 농촌 지역 아동들에게 따뜻한 응원으로 전해지길 바란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의수 조합장 역시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은 지역의 미래를 심는 일"이라며 가치를 더했다.
이번 일련의 행보들은 단순한 일회성 자선 활동이나 생색내기식 기부와는 궤를 달리한다. 소상공인을 살리는 99억 원의 금융 안전망, 농가의 시름을 덜어준 현장의 땀방울, 그리고 농촌의 미래를 담보할 교육 기부까지. 충남의 경제적 혈맥을 짚고, 취약한 허리를 보강하며, 미래의 싹을 틔우는 촘촘한 '3단계 상생 그물망'이기 때문이다.
소외되어 가는 농촌과 위기의 골목상권에 건넨 "우리가 함께 가고 있다"는 이들의 든든한 연대의 메시지가, 가뭄 끝의 단비처럼 충남 지역사회 구석구석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