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도시 국제표준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이번 성과는 교통, 에너지, 환경, 안전 등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도시 서비스를 AI로 연결하고 통합해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글로벌 표준 체계 마련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SG20 총회에서 'AI 기반 스마트 지속가능한 도시 및 공동체 포커스그룹(FG-AI4SSC)' 신설을 주도하고, 이준섭 융합표준연구실장이 초대 의장으로 선임됐다고 16일 밝혔다.
국제표준은 전 세계 여러 나라와 기업이 같은 기술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한 공통 규칙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시티에서 사용하는 센서, 디지털트윈, 교통 시스템,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이 서로 원활하게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도시 운영 전반에 AI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어 이를 위한 새로운 국제표준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정보통신방송표준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시티버스(Citiverse) 표준전문연구실' 과제의 핵심 성과 중 하나다.
시티버스(Citiverse)는 현실 도시와 디지털 공간을 연결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미래형 도시 개념으로, ETRI는 그동안 스마트시티와 디지털트윈 분야에서 쌓아온 국제표준화 경험을 바탕으로 AI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이번 포커스그룹이 설립된 ITU-T SG20은 사물인터넷(IoT), 디지털트윈, 스마트시티 분야 국제표준을 총괄하는 연구반으로, 현재 ETRI 김형준 연구전문위원이 2022년부터 의장직을 맡아 국제표준화 활동을 이끌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출범한 FG-AI4SSC는 도시 내 교통, 에너지, 환경,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AI 기술을 어떻게 서로 연결하고 통합할 것인지 논의하는 국제표준화 협의체다. 특히 서로 다른 도시 서비스와 디지털 시스템을 AI로 연결해 도시 전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통 표준 프레임워크 마련을 목표로 한다.
ETRI는 지난해부터 포커스그룹 신설을 위해 국제 논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왔다. 특히 올해 4월 열린 ITU-T SG20 아시아·태평양 지역회의(SG20RP-AP)에서 공식 제안을 발표해 22개 회원기관의 지지를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이끌어냈다. 또한 신설된 포커스그룹의 초대 의장직까지 확보함으로써 향후 국제표준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총회에 앞서 개최된 제3차 UN 버추얼 월드데이(Virtual Worlds Day)와 시티버스 어셈블리(Citiverse Assembly)에서는 김형준 SG20 의장과 이준섭 실장, 선경재 선임연구원이 한국의 AI 기반 스마트시티 정책과 시티버스 추진 현황을 소개해 참가국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FG-AI4SSC는 앞으로 1년 동안 활동하며 필요할 경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첫 번째 회의는 오는 9월 핀란드 탐페레(Tampere)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TRI는 이번 회의에서 포커스그룹 신설 외에도 다양한 국제표준화 성과를 거뒀다. IoT 기반 승강기 모니터링 프레임워크 국제표준 1건이 최종 승인됐으며, 사물인터넷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디지털트윈 가시화 시스템, 스마트 축산 서비스 등 국제표준 3건이 사전 승인됐다. 또한 AI 통합 지능형 디지털트윈 요구사항과 AI 기반 능동형 생활지원 서비스 등 신규 표준화 과제 2건도 채택됐다.
김형준 ITU-T SG20 의장은 “FG-AI4SSC는 AI를 활용해 도시 인프라와 시민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국제표준 논의를 본격화하는 첫 번째 협의체"라며 "한국이 그룹 신설과 초대 의장직을 모두 확보한 만큼 글로벌 AI 스마트도시 표준화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TRI 이승윤 표준연구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ETRI가 시티버스 표준전문연구실을 통해 축적한 스마트시티·디지털트윈 국제표준화 역량이 AI 분야로 확장된 결과"라며 "앞으로 ETRI는 양적 성과를 넘어‘영향력 있는 표준’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