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요금 차등제·SOC 확충 등 정부 차원의 대책도 촉구
[충청뉴스 박영환 기자] 윤희신 태안군수는 15일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는 태안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통합 본사를 태안에 유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군수는 이날 태안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전력 공급을 위해 오랜 기간 희생해 온 태안이 통합 본사 입지의 최우선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무탄소 에너지 전환 정책과 발전공기업 통폐합 논의와 관련해 "누군가에게는 친환경 미래를 위한 정책일 수 있지만 태안군민에게는 당장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방적인 희생 강요이자 사형선고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태안에는 모두 10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으며, 지난해 12월 1호기가 폐지된 데 이어 2037년까지 2∼8호기가 단계적으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윤 군수는 9·10호기마저 조기 폐지 가능성에 놓여 있지만, 이를 대체할 신규 발전소는 태안이 아닌 다른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서부발전 본사마저 통합 과정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면 태안은 대규모 석탄화력 폐지와 대체 발전소 부재, 공기업 본사 이전이라는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삼중고를 떠안게 된다"며 "현재 발전5사 본사가 있는 지역 가운데 태안의 지역 낙후도 순위가 전국 99위로 가장 열악하고, 지역내총생산은 2조7천억원으로 가장 낮은 반면 발전산업 의존도는 약 23%로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서부발전 본사와 화력발전 산업이 지역에서 이탈할 경우 태안군 지방세입의 44%에 해당하는 260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발전소와 협력사 근로자 3천166명과 가족들의 이탈로 골목상권이 위축되고,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 가속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윤 군수는 "기업 하나 없는 태안에서 서부발전 본사마저 빼앗기는 것은 태안의 소멸을 의미한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경제성과 접근성, 인프라를 내세우는 상황에서 태안이 모든 것을 걸고 통합 본사 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현과 통합 본사 태안 배치, 분산형 에너지 산업 기반 조성 등 3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윤 군수는 "서부발전 본사는 태안화력으로 인한 환경·경제적 피해 보상과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유일한 군 지역인 태안으로 이전했다"며 "본사 이전 10년 만에 다시 경제성과 효율성만을 앞세워 통합과 이전을 검토하는 것은 태안군민을 배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전공기업 통합이 불가피하다면 국가 에너지 공급을 위해 희생해 왔고 고령화와 지역 불균형으로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태안이 통합 본사 입지 1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안에는 서부발전 본사와 직원 숙소, 교육시설뿐 아니라 수십 년간 국가 전력 수급을 담당하며 구축한 대규모 송배전 계통과 재생에너지 연계 인프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의 무탄소 청정에너지 전환은 기존 국가 기반 시설을 재활용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에너지가 생산되고 공급되는 현장에 통합 본사를 두는 것이 상식과 정의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기반의 분산형 에너지 산업 육성도 요구했다.
윤 군수는 "직원 이직 교육이나 소상공인 지원, 직업 알선과 같은 임시방편으로는 태안화력과 서부발전 본사를 대체할 수 없다"며 "풍부한 전력망과 저렴한 토지를 활용해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안에 전력요금 차등제를 도입하고 고속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앞당기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군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박수현 충남지사 등을 향해서도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피해 지역과 산업 노동자를 배제한다면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본사 입지 선정 과정에서 발전소 폐지 규모와 지역경제 의존도, 대체산업 유무 등 태안이 처한 객관적인 피해와 현장성을 공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