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 언제 제공? 북미 벌써 티격태격
경수로 언제 제공? 북미 벌써 티격태격
  • 편집국
  • 승인 2005.09.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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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수로 제공 즉시 NPT 복귀", 美 핵포기 완료시점에 제공 논의 방침

   
▲ 송민순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가운데)와 크리스토퍼 힐 미국대표. (노컷뉴스 자료사진)
북한은 미국이 먼저 경수로를 건설해 믿음을 보여줘야 하며 그 전에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이 공동성명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경수로 제공시점을 놓고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확연히 구분됨에 따라 향후 협상 또한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하루 만에 입장 차이 드러나, 향후 협상 험난 예고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20일 "미국이 먼저 경수로를 건설해 믿음을 보여줘야 하며 그 전에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2단계 6자회담을 마치고 베이징 공항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자국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한 것은 바로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이었다"면서 "미국은 경수로를 건설함으로써 대북적대시정책이 바뀌었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 말하지만 우리가 먼저 포기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공동성명에 합의한지 만 하루도 안돼 경수로 제공시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입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이번 공동성명에서 천명한대로 우리들은 경수로를 제공하는 즉시 핵무기 비확산조약, 즉 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와 담보협정을 체결하고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 경수로 제공, 후 NPT 복귀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밝힌 선 NPT복귀, 후 경수로 제공 논의 입장과는 완전히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북 대변인은 "경수로 제공없이는 우리가 이미 보유한 핵 억제력을 포기하는 문제에 대해 꿈도 꾸지말라"며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다.

대변인 또 "미국이 다시 선 핵무기 포기 후 경수로 제공 주장을 고집한다면 북미 사이의 핵문제는 아무 것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경수로 제공없이는 핵 억제력 포기하는 문제에 대해 꿈도 꾸지말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대북 경수로 제공시기에 대해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것은 적절한 시점에 경수로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적절한 시기는 북한의 핵 해체 그리고 NPT 복귀, IAEA 안전조치 이행 등이 이뤄진 후"라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또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은 현재의 문제가 아닌 미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측의 입장 또한 북한처럼 분명하다.

이같은 논란은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 핵폐기에 대한 대가로 경수로 제공문제를 "적절한 시기"에 논의하는데 참가국들이 동의했다고 밝힌데서 출발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라는 어정쩡한 용어로 타결을 지은 만큼 앞으로 북미간 갈등은 물론 험악한 상황이 돌출될 소지가 있다.

우리측 입장은 미국에 가깝지만 상당히 모호하다. 남측 정부는 "경수로의 제공은 NPT 복귀와 IAEA 사찰 등 국제적 의무를 준수한 뒤에 이뤄지더라도 제공을 위한 논의는 그 이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큰 틀에서 보면 북한이 핵 폐기하고 NPT복귀와 IAEA 안전조치를 이행하면 경수로 관련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수로 관련 절차와 관련해서는 "설계나 사업의 시작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수로 제공은 국제적 의무 준수 뒤 이뤄지더라도 논의는 그 전에 이뤄질 수 있을 것"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적절한 시점에 대해 "앞으로 관련국들이 자기의 최대치를 얘기하고 조정해 나갈 수 있는 문제"라며 향후 협상 과제임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우리 정부와 또 각국이 서로 양자, 다자 접촉을 통해서 11월초 5차 회담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BS정치부 구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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