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번호 '060' 옵트인제 시행후 줄었지만 '1588' '050' 등으로 옮겨 횡포 여전
스팸번호 '060' 옵트인제 시행후 줄었지만 '1588' '050' 등으로 옮겨 횡포 여전
  • 편집국
  • 승인 2005.09.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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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발송업체와 이동전화 가입자 양쪽으로부터 수입을 챙기는 이동통신업체들의 얄팍한 상술이 논란이다.

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 모두 현재 가입자들에게 스팸차단 명분으로 부가서비스요금을 받으면서 스팸발송 업체로부터도 스팸발송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애꿎은 가입자들만 스팸에 시달리면서 요금부과를 고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KTF, SKT, LGT 스팸차단 부가서비스 요금 가입자당 최고 2000원까지 챙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3월 옵트인제 시행이후 '060'과 '030' 스팸번호는 무료로 차단해주고 있으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스팸번호에 대해서는 가입자들로부터 적게는 매월 500원에서 많게는 최고 2000원까지 부가서비스 요금을 받고 있다.

KTF의 경우 '기업형 SMS'라는 이름으로 스팸발송업자로부터 기본료 10만원을 받고 2500건 메시지를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추가요금은 기본 메시지 2500건부터 10만건까지 건당 20원, 100만까지 건당 18원, 700만건까지 건당 13원, 700만건 이상이면 건당 11원의 발송금액을 챙기고 있다.

SK텔레콤도 '비즈 SMS'라는 서비스를 통해 스팸발송업자로부터 월 기본료 10만원에 발송량에 따라 11원~20원까지 요금을 받고 있다.

LG텔레콤에서도 대량으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서비스로 'B2B'메신저'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 '060' 등은 거의 사라지고 '050' '1588' 스팸발송 수두룩, 이통사는 모르쇠

문제는 '060'번호가 옵트인제 시행이후 많이 줄었지만 기존 업체들이 이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번호로 스팸을 발송해 여전히 가입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050'이나 '1588'번호 등이 대표적이다.

회사원인 김 모(29)씨는 "정통부에서 지난 3월말 옵트인제 시행이후 스팸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어느 시점부터 하루에 '060'이 아닌 '050' '1588' 등으로 바뀐 스팸번호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어와 짜증이 난다"며 "스팸발송업체로부터는 발송 수수료를 챙기고 가입자들로부터는 부가서비스요금을 받는 이통사들의 얄팍한 상술이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업체들은 "정통부에서 요청한 '060'과 '030' 스팸번호를 제외한 나머지 번호에 대해서는 자의적으로 해석해 스팸번호로 분류하거나 차단할 근거는 없다”며 “만약 가입자가 정통부가 지정한 스팸번호 외에 차단을 원한다면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는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스팸발송업자들이 '060' 스팸번호가 아닌 다른 번호를 통해 스팸을 발송하고 있다면 추가로 스팸번호를 지정해 이동통신사에 요청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범람하는 스팸번호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일시적 방편인 스팸번호 지정보다는 좀 더 확실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BS경제부 권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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