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KT&G측은 홍보실장을 통해 시티즌 인수 불가, 시티즌 지원 검토, 연고지 이전 불가 등의 답변을 내 놓았다. 예측 가능한 정도의 답변은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 대표급들의 방문자리에 곽영균 사장은 나오지도 않았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뻔한 답변에 대해 퍼플크루는 안양농구단 인수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대전시티즌의 시민구단 전환시 대주주로 참여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까지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공식 성명서를 통해 발표했다.
이에 앞서 염홍철 대전시장은 “그동안 사장을 직접 만나 시티즌 인수를 권고했음에도 농구단 인수를 결정해 아쉽다”고 밝히면서 “그나마 시티즌 지원을 확대한 것이 성과지만 연고지 문제는 대전으로 이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지역의 여망을 무시하고 농구단 인수를 결정한 배경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 KT&G의 입장을 본사 홍보실 박원락 과장을 통해 확인해 보았다.
농구단 인수 결정
배경.
▲ 대전시티즌 경기
모습
KT&G가 2003년 민영화 이후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면서 이익의 사회환원과 스포츠육성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농구단 인수를 결정했다. 굳이 농구단을 인수한 것은 본사 보유의 기존팀(배구 탁구 배드민턴 역도)과 중복을 피하고 경제성을 고려하여 결정한
것이다.
경제성이라면 시티즌도 검토 대상
아닌가.
물론 검토해 보았다. 하지만 한해 200억 정도가 소요되는 프로축구단을 운영하기엔 기업 규모로 봐서 무리가 있다. 성남 일화만 해도 한해
예산이 150억 정도 들어간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이다.
손익으로 보면 축구단 운영이 효율적이란 의견도
있다.
검토 결과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팀을 꾸리자면 적지않은 예산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농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 여론은 지역연고
구단을 맡아달라는 것이다.
알고 있다. 그러나 시티즌 인수건은 이사회에서 부결된 사항이다.
직접 인수가 아니면 지원규모라도 늘려야 하는 것
아닌가.
이미 하반기 5억 정도를 지원하기로 했고 내년도에도 10억 정도로 지원금을 늘리기로 결정한바 있다. 추가 문제는
추후 검토 후 결정할 것이다.
지역 연고 구단이 없는 대전으로 연고지를 이전할
계획은 없는가.
지금으로써는 불가하다. 연고지 유지가 인수 조건이기도 하지만 경기장 시설이나 팬들의 성원 또한 안양이 비교
우위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 한다.
지역 여론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KT&G가 충청권에 뿌리를 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전국기업으로 도약했다. 이런 이미지와 부합하기 위해서는 대전
연고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유 스포츠팀 역시 연고가 다른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보충설명이 필요한가.
본사는
전국적으로 200여개의 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본사 입장에서 보면 대전도 그중 하나일 뿐이다. 이런 특수한 상황을 지역에서도 이해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상이 KT&G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요약하자면 KT&G는 대전이 기반일뿐 전국기업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특정 지역을 내세우고 싶지 않다. 다만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항의방문단의 일원인 생활체육협회 최병일 사무처장은 “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 항의방문 성과에 대해서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우리는 또다시 그런 처지가 된 것이다.
지난 2001년 현대 걸리버스 농구단이 대전에서 전주로 연고지를 이전할 때 속절없이 바라보았던 것처럼. 혹여 그때처럼 정치적인 고려 때문인지도 두고 볼 일이지만 지역 연고 기업마저 지역을 외면하는 현실이 지역민들을 화나게 한다. KT&G 게시판은 연일 대전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진다.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KT&G(대표이사 곽영균)는 거래소 시가 총액 15위 규모, 순익 4조7천억 정도의 초우량 기업이다. 2003년 민영화 이후 한국인삼공사와 영진약품 등의 계열사를 둔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존의 배구 탁구 배드민턴 역도 등 4개의 스포츠단과 이번 프로농구단까지 더해져 스포츠계의 파워를 입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