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명문 서대전고등학교
신흥명문 서대전고등학교
  • 편집국
  • 승인 2005.09.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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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일어서 역사가 되어라’

▲ 서대전고등학교 교정 서대전고는 그리 긴 역사를 가진 학교는 아니다. 1회 졸업생이 아직 쉰 살도 못 되었으니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켜온 ‘전통’이라 말할 것은 없다. 하지만 역사를 만들어온 그들의 시간 속에서 서대전고는 수면 위로 떠오르는 용의 모습처럼 비상하고 있다.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서대전고는 신흥 명문고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금은 월평동에 위치하고 있는 서대전고는 본래 용두동에서 출발을 했다. ‘지리적 위치의 선점으로 명문고로 거듭나지 않았나?’하는 우문들이 많이 떠돌고 있지만 서대전고는 자립(自立), 단정(端正), 독행(篤行)이라는 교훈으로 실력있고 인간성 좋은 학생을 배출하기 위해 긴 시간을 노력해 왔다. 그리고 이제 그 결실을 보고 있는 중이다. 1972년 개교 이후 용두동에서 시작한 서대전고는 운동장이 무척 좁았다고 한다. 그즈음 서대전고를 졸업한 학생이면 모두 기억한다는, 그 좁은 운동장에서는 정식으로 축구를 할 수도 없었다. 핸드볼 골대를 축구골대로 생각하고 축구를 했다고 하는데,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다고 한다. 100m 달리기를 하려면 운동장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뛰다가 끝내 교문 밖으로 뛰어 나가야 100m 겨우 되었다고 하니 지금 생각하면 참 재미있는 추억이다. 조금은 궁색 맞았던 그 시절부터 서대전고의 선배들은 ‘너희들이 역사를 만든다’라는 가르침 아래서 부단히 노력해 왔다. “Boys be ambitious!” 그들은 일찍부터 이를 실천해 왔다. 10년 전만 해도 서대전고 동문회는 사실상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임원들의 노력과 자발적인 동문들의 참여로 지금은 대전에서도 손꼽히는 동문회가 되었다. 서대전고 동문회는 그동안 학교와 동문들이 가장 강력한 지지자가 되어왔다. ▲ 서원회
서대전고 동문회는 매우 조직적이다. 서법패(법조인 모임), 서교회(교직원 모임), 서치회(치과의사 모임)등 직업군별의 모임이야 다른 학교도 있다고 하지만 한서회, 서원회, 둔서회 등 지역별 모임까지 있다. 기수별 모임은 당연히 따로 있다. 이 모든 모임들에 개별적으로 회장과 총무가 구성돼 운영되고 있으며 자기들만의 모임이 아니라 총동문회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탄탄하고 조직적인 동문회 활동이 가능하다.

동문회에서는 재학생을 위한 장학회를 운영함은 물론 졸업생 중에서도 형편이 어려운 동문을 찾아 도와주는 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게다가 학교를 대신해 핸드볼부의 운영까지 맡아서 하기로 했다니, 서고 동문회는 파워는 실로 막강하다.

한 번에 400~500명은 너끈히 모인다는 체육대회도 봄에는 기수별로 가을에는 지역별로 실시하고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은사’를 위한 모임이 따로 있는 점이다. 동문회를 중심으로 매달 은사를 자리에 모시고 식사를 함께하는 ‘서원회’는 학창시절 은사님에 대한 은혜를 보답하는 것은 물론 재학생을 위한 고민까지 함께 해 나가고 있다.

서고 동문회에는 하늘같은 선배가 없다. 대신 친근하고 편한 형님들이 있다. 일선에서 활동하는 젊은 선배들이 동문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고 있다. 그래서 좀 더 실질적이고 조직적일 수 있는 것이다.

옛 추억을 나누는 동문회의 성격을 벗어나 후배를 위해 조금 더 가까이에서 고민하는 그들이 있기에 서대전고는 대전명문에서 전국명문으로 거듭날 야망을 갖는다.
 ‘서고인이여 야망을 가져라!’

김형섭 동문회장 인터뷰
“든든한 동문의 힘 보여주고 싶다”

   
▲ 김형섭 동문회장
현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섭 회장은 2회 졸업생이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다운타운 영화사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생업이 따로 있음에도 그는 서고동문회를 생업으로 착각할 만큼 학교일에 헌신적이다. 섬세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이지만 부드러움 뒤에는 천하를 호령하는 CEO의 카리스마가 서려 있다. 지인들은 그를 두고 “배려심이 많아 남이 어려운 것을 보면 아파할 줄 아는 진짜 사나이”라고 한다. 서고 조기축구회의 회장까지 맡고 있는 김형섭 회장은 동문들과 함께 땀 흘리고 또 고민하는 서고의 일꾼이다.

김 회장은 “대학에 진학해서 수백 명씩 되는 다른 학교의 동문회를 보면서 설움도 겪었다”며 “그래서 더욱더 후배들에게 든든한 동문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의 서고 동문회는 임원진의 노고가 없었다면 어려웠다는 그의 겸손함이 청량함으로 다가온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동문회 일을 하는 임원진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금전적 소득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학교를 위해 발벗고 뛰어주는 그들의 마음이 원동력이 된다.

어디서건 ‘서고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 오늘도 그 야심찬 계획을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는 그를 보면서 소년의 꿈을 지닌 청년을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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