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박 대표 회담, 대연정 직접대화
盧대통령-박 대표 회담, 대연정 직접대화
  • 편집국
  • 승인 2005.09.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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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진전 가능성은 낮아 보여, 盧대통령 다음 카드에 관심

   
▲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신임인사차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류승일기자/노컷뉴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대연정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지 주목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의 회담은 1일 취임인사차 박 대표를 예방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제안됐다.

이 실장은 이날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로 박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국정전반에 걸쳐 기탄없는 대화를 하고 싶다"는 노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 실장은 회담의 형식과 방법, 절차, 시기 등은 박 대표가 정하는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잘 알았다"고만 하고 "우리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나라 잘 되는데 노력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예방이 끝난 뒤 박 대표는 회담 수락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만나서 여러 의견을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수락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노 대통령이 지난 7월 말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 문제를 제안한 이후 노 대통령과 박 대표 두 당사자가 직접 만나서 대연정 문제를 공식 논의하게 됐다. 청와대는 다른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도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나서 여러 의견을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이 회담의 시기나 의제 등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의 의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회담의 모양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회담 시기는 우선 노 대통령이 이달 8일 유엔총회 참석 등을 위해 출국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다음주 초인 5일이나 6일 이뤄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귀국이 17일로 회담이 귀국 이후로 미뤄지면 너무 늦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현재 양측 실무선에서 회담 일자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대개 노 대통령의 순방 이전에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는 회담에서 대연정 문제,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경제문제, 북핵 등의 외교안보문제 등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핵심의제는 역시 대연정 문제다.

노 대통령이 회담을 제의한 배경이 바로 대연정 문제 때문이고, 박근혜 대표도 경제문제 등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면서도 대연정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대결적 문화, 특히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대연정을 제안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연정 제안에 어떤 의도가 개입됐다고 의심된다면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협상이라도 시작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현안 전반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핵심의제는 역시 대연정

박 대표는 대연정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의 제안 자체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대연정 제안에 대해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며 '무시전략'으로 일관해왔고 이미 "안되는 것은 몇 번을 얘기해도 안되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지금은 민생경제를 챙겨야 할 때'라며 국정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제안의 핵심이라고 지적한 선거구제 개편문제와 관련해서도 박 대표는 중대선거구제는 '과거 경험상 선거구제를 바꾼다고 지역주의가 해소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박 대표는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연정 문제에 대한 양측의 이같은 현격한 입장 차이를 감안한 듯 "노 대통령은 대연정 제안을 받아달라고 하기 보다는 대결적인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조기사임이라는 카드까지 던진 상황이고 한나라당이 거부할 경우 '전략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해 노 대통령이 회담에서 다른 새로운 제안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지난달 정치부장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정치협상을 공식 제안하겠다고 밝혔었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새로운 제안을 할 경우 대연정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CBS정치부 김재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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