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처음은 그렇다. 드레스 리허설 시작 예정시간이 20여분 지나고 있다. 기다리는 동안 오케스트라가 연주 연습을 한다. 숙연한 분위기가
감돈다. 연주가 시작됐으나 기계음이 시끄럽다. 뚝딱 뚝딱 망치질 소리, 쉬-잉 하는 기계음 소리.
3시 반. 드디어 본격적으로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아이, 참 왜 자꾸 느려지나. 그렇게(느려지지 말라고) 말했는데. 자, 처음부터 다시!”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연주에 성악가가 따라오지 못하고 뒤쳐진다며 성악가에게 한마디 한다. 표정이 심상치
않다.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이번엔 뒤에서부터 들려오는 마이크 음성. “지금 뭐하는 거야, 다시 해! 똑바로 하란 말야!” 연출을 맡은 오영인
선생의 불호령이다.
공연이 바로 코 앞이기 때문에
리허설 때는 연출가나 지휘자 모두 신경이 예민해진다. 리허설 구경한다고 가서 떠들다가 혼쭐나는 사태도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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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뒤는 전쟁터 같다. 삼엄한 분위기지만, 그래도 객석이 낫다 싶다.
무대 뒤에서는 오케스트라 연주 악보를 함께 보며 다음 장면을 준비하고 있는 배우, 스탭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머리에 빗 하나 꽂고 퍼프를 들고, 분장사 역시 조명에 어우러진 배우들의 모습을 꼼꼼히 살핀다.
50여 장면이 교체되는 무대세트가 들어가 있는 만큼 복잡하기도 하고 혹여나 장비들에 문제가 생길까 마지막 점검에 들어간 스탭들.
이번 공연 준비를 위해, 흘릴 땀 모두 흘린 것 같다.
이번엔 분장실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처음 무대에 서는 것 마냥 신나서 뛰어다닌다. 결국 조연출 선생에
꾸지람을 듣고는 고개를 푹 숙였지만-.
분장실엔 메이크업 도구들이 빼곡히 쌓여 있고, 한 옆에 무대에서
쓰일 가발들이 놓여있다. 그렇게 리허설이 끝나가고 있었다.
8월 17일 오후 7시 30분. 드디어 마술피리 공연이
시작되었다. 올해 공연은 17일부터 20일까지 4차례 막이 올랐다. 전당측은 이번 공연(객석점유율 95%)이 마술피리 첫공연인
2004년(객석점유율 50%)이나 지난해(객석점유율 45%)보다 관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관객들도 “오페라를 가족과 함께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자체제작
공연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였다.
자체제작공연은 전문공연장으로써 제작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특히 마술피리는 전국문예회관연합회의 ‘지방문예회관 기획공연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제작비의 절반을 지원받는 등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10월, 개관 3주년을 맞는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또다른 제작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오페라
‘아이다’가 그것. 러시아 스타니슬라브스키 극장의 오페라 ‘라 보엠’을 시작으로 매년 2~3작품의 오페라를 기획, 제작해온 대전예술의전당이
스웨덴 말뫼 오페라 극장과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3년째 진행된 대전의 자체제작
공연.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대전문화예술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자명하기에 관객으로써, 또 대전시민으로써 자체공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