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총장식 대학경영의 허와실
어윤대 총장식 대학경영의 허와실
  • 편집국
  • 승인 2006.11.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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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 이른바 CEO형 대학총장이라 불렸던 어윤대 고려대총장이 새총장선거에서 연임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어윤대총장의 탈락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총장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던 일부 대학들에게까지 적잖은 파장을 미쳤다.

이번 어총장의 탈락이 CEO형 총장의 공과를 냉정하게 따져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기업최고경영자란 의미의 CEO가 기업 경영 경험이 있거나 경제학,경영학과 출신의 대학총장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현재 4년제 사립대 총장중에 이같은 CEO형 총장이 열명이 넘는다는 것만 봐도 최근 대학이 처한 현실과 바램을 읽을 수 있다.

경영학과 교수 출신인 어총장의 경우 재임기간 4년동안 연구기금 2천7백억원을 포함해 무려 4천억원이 넘는 대학발전기금을 유치하는 혁혁한 업적을 이뤄냈다.

평소 마당발 재계인맥이라는 개인적 장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대학경영으로 세계대학순위 150위까지 끌어올려 국내 사립대중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결국 “CEO형 총장은 실패작”이라는 혹평에서부터 “부적격자를 가려내는 네거티브식 선거방식의 희생자가 됐다”는 동정론이 엇갈렸다.

여기에 어총장이 외치에만 치우치다 결국 집안단속에는 소홀해 그같은 내부불만이 이번 총장선거에 그대로 표출됐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또한 교내 강의의 60%를 영어 강의로 바꾸는 방안도 밀어부쳐 일부 성과를 올렸지만 내부동의절차 없이 이뤄진 긴급조치라는 구설수에 시달려야했다.

어총장의 탈락은 결국 이같은 어총장식 개혁의 피로감이 쌓인 결과라며 개혁과 연관져 해석하는 구체적인 비판또한 터져나왔다.

삼성 이건희회장의 고대명예박사파동에 반대시위학생의 출교라는 극약처방으로 잡음을 남기는 옥의 티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탈락이라는 결과만 놓고 터져나온 이같은 비판일색의 다른 한편엔 ‘CEO식 대학경영의 장젼에 대한 긍정론 또한 분명 존재한다.

어총장이 우리 대학사회에 만연한 무사안일과 매너리즘,경쟁이라고는 찾아볼수 없었던 대학문화에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점을 대학들도 인정을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역시 브레이크없는 개혁이 가져다주는 반작용,여기에 뜻이 아무리 좋아도 개혁에는 반드시 내부구성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게 어총장 탈락의 메시지라고 할 것이다.

자본유치와 효율,경쟁만 따지는 게 대학의 존재이유는 아니라는 점 또한 CEO총장을 갖고있거나 갖기를 바라는 대학들이 새겨야 할 대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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