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기업' 태광, 장하성 펀드에 손들다
'은둔 기업' 태광, 장하성 펀드에 손들다
  • 편집국
  • 승인 2006.12.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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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 "연말까지 1~2곳 정도 추가 공시"…저평가 기업들 재평가 빛 발할지 이목 집중
기업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놓고 4개월간 맞서온 태광그룹과 장하성펀드가 전격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일명 '장하성펀드' 고문인 고려대 장하성 교수는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경영진이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장하성 펀드와 태광그룹,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전격 합의

이에 따라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보유한 천안방송 지분을 태광산업으로 환원하고 태광측의 유선방송사업 계열사를 아우르는 지주회사를 설립하도록 했다.

또 대한화섬의 유휴자산에 대한 활용계획과 사업계획도 내년중에 발표하기로 하고 장하성펀드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에 각각 1명씩 선임하기로 했다.

장 교수는 "이번 합의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는 종목들이 저평가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이 합의한 핵심 내용은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하는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합의 어떻게 이루어졌나

태광그룹은 장하성펀드가 대한화섬 지분 5.1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지난 8월 말 이후 펀드의 요구에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 대치상황을 연출해왔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장하성펀드가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평가와 함께 펀드의 의지가 관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은둔의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태광그룹이 전격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은 유선방송 사업 추진 등 그룹의 외형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펀드의 지속되는 발목잡기에 큰 불편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회사 사정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태광그룹 특성상 펀드와의 잦은 충돌 등으로 회사와 관련된 핵심 내용들이 계속 공개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태광그룹은 장하성펀드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하성 펀드-태광 합의로 상장기업들에게도 큰 변화 예상

이번 양측의 합의로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5%라는 소수 지분을 보유한 기업지배구조펀드의 활동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증시전문가들은 장하성 펀드와 같은 펀드들과 기업간 지배구조개선 활동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경영진이 회사 지배구조 문제에 관심을 갖게되는 계기가 되면서 상장 기업들 스스로의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도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소수 주주와 태광산업·대한화섬이 긍정적인 합의에 도출한 사례는 다른 기업들에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장하성 펀드가 외국계 자본을 업고 국내 기업지배구조 개선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가들이 모델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하성 펀드 "10개 이상 상장사 지분 보유…연말까지 1~2곳 추가 공시"

장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지배구조개선펀드의 규모는 1천200억원 이상이고 지속적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면서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측면을 위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과거 바이코리아펀드 등이 실패하면서 한국의 투신시장이 몰락한 적이 있다"며 "펀드의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투자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와함께 "현재 10개 이상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1~2곳 정도 추가로 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말해 한국기업구조 개선 작업을 위한 활동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양측의 합의로 펀드가 활성화되고 저평가된 기업들의 재평가가 이뤄져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인지 아니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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