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민심 ‘여야 국회의원 혼쭐’
추석민심 ‘여야 국회의원 혼쭐’
  • 김거수 기자
  • 승인 2005.10.10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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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은 무슨 연정 못살겠다” 볼멘소리

민심은 매섭고 사나웠다. 지난 9월 18일 전후 추석 연휴동안 지역구나 연고지로 내려가 ‘민초들의 마음’을 살핀 여야 의원들은 호된 곤욕을 치렀다. 체감경기는 바닥인데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고 한다.

경제 ‘너무 어렵다’ 지적?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지난 9월 19일 “민심이 분노를 넘어 자포자기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의 강기정 의원은 “재래시장 등을 다녀보니 기대조차 없다는 식으로 포기하듯이 얘기하더라”면서 “잘 해달라고 아우성치는 것보다 더 무섭다”고 말했다. 경남을 돌아본 조성래 의원은 “중소기업 사람들 다 망한다는 얘기뿐이었다. 변명할 것도 없어 얘기만 들었다”고 했고, 충남 박상돈 의원(천안 을)은 “지역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집권 여당이 제발 잘 해달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연정 등 정치이슈에 대한 염증도 가감없이 전달됐다. 공주·연기지역 정진석 의원은 “먹고 살기 어려운데 무슨 연정이냐’며 심하게 혼났다”고 했고, 마포 갑의 노웅래 의원은 “주민들이 다짜고짜 ‘연정은 뭐고 개헌은 뭐냐’고 따지면서 좀 편하게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부동산대책은 잘한 듯

여당 일각에선 ‘8·31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인한 민심호전을 기대하기도 했다. 오영식 의원(서울 강북 갑)은 “지역민들의 반응을 보니 부동산 대책을 정부가 잘 마련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야당도 잘한 것 없다’ 지적

한나라당 등 야당도 혼쭐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부·여당에 대한 비난만 할 뿐 대안을 내지 못한다는 질타가 많았다.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경남 사천)은 “재래시장을 둘러보니 손님이 거의 없고, 택시기사들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하소연했다”면서 “인사를 하러 다니기가 민망했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김석준 의원(대구 달서 병)은 “‘야당 너희들도 잘한 거 없다. 민생한다고 하는데 가시적인 것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을 들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전남 목포)은 “전남은 노무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는데 지금은 실망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호남 민심’의 변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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