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최고위원 사퇴서 전문
강창희 최고위원 사퇴서 전문
  • 김거수 기자
  • 승인 2007.04.2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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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 최고위원직을 사퇴
▲ 강창희 최고위원

강창희 최고위원 사퇴서 전문

저는 4.25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먼저 대전 서구을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대전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더불어 당원동지 여러분께 뼈아픈 패배와 상실감을 안겨준데 대하여 무한책임을 느끼며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7.11 전당대회에서 저 강창희에게 분에 넘치는 지지를 보내주신 전국의 당원동지 여러분께 맡은 바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를 올립니다.

무엇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저 강창희를 위해 전국을 다니며 최고위원에 당선시켜달라고 호소해주신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당원동지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저는 제 몸을 태워 정권교체의 등불을 밝힘으로써 여러분께 진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자 합니다.

이번 대전 서구을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하여 국민과 언론은 “미니대선”이니, “충청표심의 가늠대”니 하는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우리도 이를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보궐선거는 전형적인 “한나라당 對 반한나라당” 대결구도로 치러진 선거였습니다. 그리고 이 대결구도에서 우리는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는 것이 공당의 도리이며, 이것은 제가 30년 정치생활 동안 지켜온 원칙입니다.

이번 대전 서구을구 보궐선거 참패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열린우리당과의 싸움에서는 항상 승리하던 한나라당이 반한나라당의 결집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정치대결구도에서는, 정당지지율이 아무리 높더라도 후보지지율로 연결하는 데는 실패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戰勝不腹, 즉 앞에서 승리한 방법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의 재확인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보선은 충청표심을 확인한 너무나 뼈아픈 선거이었습니다.
우리는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충청권의 패배로 정권창출에 실패한 과거의 악몽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보선결과는 자칫 시대에 역행하는 지역정당의 부활을 촉진하고, 이른바 통합신당의 당위성에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반한나라당 세력의 결집을 본격화시킬 수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의 양자대결구도에서 대선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양자 대결구도 하에서 새로운 상대를 만나게 되면 아무리 높은 정당지지율도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위기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번 패배의 근본원인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실패하고, 탄핵정국으로 다시 혹독한 시련을 경험했습니다. 천막당사에서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지난 총선에서는 충청권에서 단 1석만을 얻는 참패를 당했습니다. 

그동안 뼈를 깎는 반성이 없었다면 아마 지방선거의 압승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그동안의 반성과 긴장이 눈 녹듯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지방선거에서 사상유례없는 압승을 하고, 재보궐선거에서 연이은 승리에 도취되어 다시 오만과 방심의 늪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연이은 승리로 상대를 얕잡아 보는 아주 나쁜 버릇이 생겼고, 유력한 대통령후보 지지의 합이 70%를 넘어서자 이미 승리를 거머쥔 듯 교만했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희망의 대평원으로 이끌어갈 철학과 비전을 만드는 데는 소홀했습니다. 대신 대선주자간의 옹색한 다툼으로 국민적 피로감이 날로 누적되고 있습니다.

범여권의 지리멸렬한 분열은 우리의 방심을 더욱 키웠습니다. 범여권의 분열은 한나라당 포위를 위한 대오의 정비라는 경고음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대세론의 허구에 빠져 다잡은 정권을 두 번이나 놓쳤습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

정권교체를 향한 헝그리 정신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습니까?
대세론의 거품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
국민이 목말라하는 국가비전은 정확히 제시하고 있습니까?  

대선주자간의 소모적인 갈등으로 국민이 실망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앞으로 예상되는 모든 정치상황 대한 효율적인 대처능력은 있습니까? 

한나라당이 이번에도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한나라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은 언제나 낮은 곳은 돋우고 높은 곳은 깎는 현명한 균형감각을 갖고 있습니다.
통렬히 반성합시다.

국민은 조그마한 방심도 오만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평범한 상식을 뼈 속 깊이 새겨야만 할 것입니다.

사막을 건너는 것은 용맹한 사자가 아니라, 우직한 낙타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우직하게 국민에게 봉사해야 합니다. 

자세를 낮추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을 두려워하되, 그 곁에서 한시도 떠나서는 안됩니다. 국민의 마음에 집을 짓고, 그 속에 머물러야 합니다.

저는 이제 최고위원직을 사퇴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큰 열정과 헌신으로 정권교체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앞으로 대전에 머물면서 바닥에서부터 기초를 다시 세우고 충청인의 사랑을 되찾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목이 터져라 호소하고 또 호소하겠습니다.  

지역정당의 어두운 망령이 국민의 판단을 어지럽히고, 범여권의 현란한 이합집산이 국민을 현혹하지 못하도록 제 모든 것은 바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4월 26일
                                            한나라당  당원   강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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