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언론’왜곡
‘거대 언론’왜곡
  • 편집국
  • 승인 2005.09.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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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실장, 정부 진의 전달 안돼

“정부와 국민 사이의 유리벽, 진실된 이미지 원천봉쇄”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7월 20일 ‘거대 언론’의 왜곡으로 참여정부의 진의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김 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기고한 ‘참여정부의 종이비행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거대 언론의 왜곡사례를 구체적으로 들면서 정부와 국민간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 실장은 “참여정부는 소통(communication)의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가지고 있는 뜻과 하고 있는 일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 예로 “대학입시 본고사가 불러 올 공교육의 위기를 걱정하는 대통령의 말은 다음날 아침 ‘학력 콤플렉스’를 지닌 대통령이 우리나라 최고의 국립대학 총장과 ‘한판’ 붙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정치구조와 정당에 대한 깊고 오래된 고민을 담은 연정과 선거제도 구상은 무슨 음모가 있는 것처럼 소개된다”고 들었다. 김 실장은 또 “돌이켜보면 이러한 일은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돼 왔다”며 “공무원 주도의 정부혁신은 ‘홍위병 키우기’로, 자주국방은 ‘반미’로, 시장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좌파정책’으로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는 더욱 심하다”며 “나름대로 철학과 원칙을 확실히 지켜온 대통령을 외국 순방 한두번에 확 바뀌는 ‘가벼운 사람’으로 그려대더니 이제는 ‘변한것이 없다’느니 ‘다시 돌아갔다’느니 하고 써댄다”고 항의했다. 김 실장은 이런 거대언론을 정부와 국민 사이에 놓여있는 ‘유리벽’으로 묘사했다.

그는 “밖에서 이들 유리벽을 통해 보는 참여정부와 대통령의 모습은 비정상적”이라며 “머리는 크고 손은 작고, 뒤틀린 허리에 머리에는 큼지막한 뿔까지 달렸다”고 밝힌 뒤 “이 잘못된 이미지는 강력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뿐 아니라 진실에 가까운 대안적 이미지의 형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또 “실제로 거대 언론의 의제 및 이미지 형성 능력은 탁월해서 뭐든 집요하게 쓰기 시작하면 진보적 성격의 언론조차 얼마가지 않아 그 페이스에 함몰되고 만다”며 행담도 사건과 관련한 보도를 예로 들었다. “한 거대 신문이 동북아위원회 차원의 일이 아니라 청와대와 대통령이 조직적으로 관여했던 사건인양 거푸 거론하자 다른 모든 신문들도 결국은 비슷한 의혹을 제기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이 글을 ‘청와대 브리핑’ 제작을 담당하다 최근 물러난 노혜경 전 국정홍보비서관의 부탁으로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사차 찾아온 노 전 비서관에게 점심을 사겠다고 했더니 마지막 부탁이라며 기고를 요청해 “만사를 제쳐놓고 바로 써 드리지요”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거대언론이라는 ‘유리벽’을 넘기 위한 ‘청와대 브리핑’의 노력에 대해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그 거대한 영향력 앞에 낙담하고 그러면서 갇힌 사람이 종이비행기로 구원을 요청하듯 참여정부의 모습을 그려 날려왔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노 비서관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한 장 한 장 종이를 접어 날리던 그 모습과 열정,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CBS정치부 / 김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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