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텔스 기술과 고전전쟁의 결합
[기고] 스텔스 기술과 고전전쟁의 결합
  • 윤석일
  • 승인 2017.10.2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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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기업이 갑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윤석일 기고

똑같은 현상에 대해 어떤 프레임(Frame)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과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전쟁에도 프레임에 따라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 대표적인 전쟁이 ‘베트남전(戰)’ 일 것이다. 미군은 전통적으로 화력전을 추구했다면 북베트남군은 여러 강대국을 물리치며 책략전을 추구했다. 화력전과 책략전의 두 프레임 1968년 1월 30일 테드공세(구정대공세)로 맞붙는다.

윤석일 작가

북베트남은 명절을 활용한 기만작전으로 무기와 장비를 옮기며 여러 도시를 동시에 공격했다. 그중 미국대사관 등 종군기자가 속보로 낼만한 곳도 포함했다. 테드공세 후 미군과 남베트남군은 곧장 진압했다. 하지만 주요 도시가 점령당하고 미국대사관이 베트콩의해 공격당하는 모습은 미국으로 전송되었다.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에는 여론몰이에 좋은 상황이었다. 미군과 남베트남군은 베트콩을 진압하면서 테드공세는 실패한 전투 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민주주의 정치를 활용해 철군을 끌고 오게 한 책략은 성공이었다. 베트남전은 미군에게 화력전 말고도 다른 프레임이 있어야 한다는 큰 교훈을 주었다.

시간이 흘러 1990년 8월 이라크 사담 후세인은 쿠웨이트를 침공한다. 미군을 주축으로 하는 다국적군은 신속한 군사작전에 돌입한다. 유명한 ‘사막의 폭풍작전’의 시작이다. 다국적군은 압도적인 공군력을 대량 투입해 전략폭격 후 고립된 지상군을 격멸한다는 방식을 택한다.

화력전을 추구하는 미군다운 방식이다. 이때 등장한 공격기가 있었다.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평면의 몸체와 세계 최고의 방공망을 갖춘 이라크 하늘을 자유롭게 비행했던 44대의 F-117 나이트호크 공격기였다. 미래 기술이라 불리는 스텔스 기술의 완성한 공격기다.

이라크 후세인은 지상군 공격이 예상된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에 지뢰 50만 개와 벙커와 흙벽을 쌓았다. 다국적군이 온다면 원격조종으로 불바다를 만들 계획이었다. 유엔이 지시한 철군 날짜를 넘기자 1991년 1월 17일 이라크 폭격을 시작한다. 20세기 말. 미군이 가진 첨단무기들은 지휘소, 발전소, 통신시설 등을 공격하며 6주 동안 이라크군의 전력 50%를 무력화시킨다.

폭격이 끝나고 지상전 투입이 시작되었다. 후세인의 공화국 수비대는 사우디-쿠웨이트 국경에 집중배치 된 상태다. 전력의 50%를 잃었지만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미군은 베트남전 교훈을 떠올리며 책략전을 활용한다.

후세인이 사우디-쿠웨이트 국경수비에 골몰하고 있을 때 20만 명의 다국적군은 서쪽 사막으로 은밀히 이동시켰다. 미군은 후세인을 기만하기 위해 쿠웨이트 해상 밖에 많은 해병병력을 주둔시켜 상륙작전을 연습시켰다. 후세인은 상륙훈련을 보고 쿠웨이트 남쪽에 상륙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은밀히 이동시킨 서쪽 20만 명 병력의 기습공격으로 보급선과 퇴로를 끊는 데 성공한다. 이 기습으로 국경을 지킨 공화국 수비대는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2월 27일 후세인은 유엔 결의안을 모두 수용하고 항복하며 걸프전은 종전을 선언한다. 압도적인 화력은 물론 기만전략이라는 고전방식을 택하며 전쟁은 신속하게 끝난다.

이라크 전은 ‘싸워놓고 이긴다.’의 선승구전(先勝求戰)의 대표적 전쟁이다. 싸워놓고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F-117의 스텔스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텔스 기술은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스텔스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눈다. 레이더를 흡수하는 'RAM방식'과 레이더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시키는 ‘RSC방식’이다. RAM방식은 특수페인트를 칠해서 레이더를 흡수한다. 그 성분은 군사기밀로 취급된다. RAM방식은 F-117이 발명되기 전부터 활용되었다. 하지만 페인트 벗겨지고, 페인트칠 자체가 정밀성을 요구하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

레이더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RCS의 방식은 레이더가 굴절로 나갈 수 있게 평면으로 공격기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F-117 모양은 곡선이 아닌 평면이다. 모양이 독특해 UFO라는 의심도 받는다. F-117는 레이더 잡힐 때는 비둘기 크기만큼 잡힌다고 한다. 이라크 상공을 안방처럼 누빈 F-117는 F-22, F-35로 진화시켰다. 또한, 스텔스 기술은 바다, 육지에도 활용되면서 상대에게 큰 부담을 주는 존재다.

21세기 전쟁은 싸워놓고 이기기 위해 스텔스 기술은 필수가 되었다. 여기에 인류가 오래전부터 활용한 책략전을 쓴다면 이라크전쟁처럼 대승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술과 역사는 안보를 책임지는 두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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