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이정학 신상 공개
21년 전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이정학 신상 공개
  • 김윤아 기자
  • 승인 2022.08.30 17:2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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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 기법 발전으로 기존 증거품에서 DNA 검출
사건 발생 7553일만에 검거..단 한 번도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아

[충청뉴스 김윤아 기자] 21년 전 대전 국민은행에서 직원을 총으로 살해한 뒤 3억원이 든 현금 가방을 들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이승만(52)씨와 이정학(51)씨의 신상이 공개됐다.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왼쪽부터 이승만, 이정학)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왼쪽부터 이승만, 이정학)

경찰은 30일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하고 범행의 잔인성 및 중대한 피해 발생, 충분한 증거 등이 인정되어 이들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피의자들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의 국민은행 충청본부 지하 주차장에서 은행 직원들이 차량에서 현금 가방을 내려 옮기는 순간 권총으로 협박해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강취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출납과장인 피해자(45)가 저항하자 권총을 발사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를 살해한 권총은 같은 해 10월 15일 오전 12시경 대전 대덕구 비래동 골목길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강하게 충격해 의식을 잃게 하고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에 이용한 차량은 국민은행에서 약 300m 떨어진 상가 지하주차장에 버렸다. 이 차량은 범행 20일 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서 훔친 차였다.

이 차량에 손수건과 마스크 등의 유류품이 있었지만 당시 수사 기법으로 DNA를 확인할 수 없었다. 주변 CCTV도 설치되지 않아 탐문수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수사본부는 1년간 목격자 및 전과자 5천여 명, 차량 9천여 대, 통신 1억 8천여 건 등을 수사했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고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2월 대전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사건을 인수한 뒤 차량 내부에 있던 손수건과 마스크에서 신원미상의 남성 DNA 검출에 성공했고 2017년 10월 해당 유전자가 2015년 충북 소재 불법게임장 현장 유류물에서 검출된 유전자와 동일하다는 감정 결과를 확인 후 1만5천여명을 수사해 이정학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지난 25일 이정학을 검거했으며 같이 범행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토대로 이승만을 긴급체포했다. 사건 발생 후 7553일만의 검거이며 이들은 단 한 번도 용의선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정학씨는 범행을 인정하지만 이승만씨는 전면 부인하고 있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는 등 다각도로 수사 중이다. 

이정학씨는 자신이 권총과 차량을 훔치긴 했지만 실제로 총을 쏜 사람은 이승만씨이며 범행 후 권총을 바다에 버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와 관련해선 은행 앞에서 날치기를 하다가 현금수송차량이 정해진 시간에 오가는 것을 발견했고 당시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둔산동 국민은행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도주로를 물색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작은 위로를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송치 후에도 검찰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권총의 행방, 여죄, 등을 수사해 피의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다른 중요 미제사건 범인들도 끝까지 추적해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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