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한 번 굳으면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기존 난연 복합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불에는 강하면서도 다 쓴 뒤에는 깨끗하게 재활용이 가능한 난연 복합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진철·정지은·진영재 박사 연구팀이 저가의 저분자량 폴리올레핀 첨가제(mPAO)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복합소재의 가공성과 난연성, 재활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자기강화 복합소재(SRC)'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자동차 부품이나 전자기기 회로기판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열경화성 섬유강화 복합소재가 주로 사용돼 왔으나 한 번 굳으면 열을 가해도 녹지 않아 매립이나 소각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열을 가하면 재가공이 가능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재질의 섬유와 필름을 겹겹이 쌓아 만든 자기강화 복합소재의 중간제 필름에 저분자량 폴리올레핀 첨가제를 소량 넣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 첨가제는 용융 점도를 낮춰 필름과 섬유 간 접착력을 40% 향상시키고 난연제 입자를 뭉침 없이 고르게 분산시키며 재활용 시 세척 한 번으로 제거되는 '1물질 3역할'의 다기능을 수행한다.
연구진은 기술 개발과 함께 최고 수준의 화재 안전성과 고순도 자원순환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연구팀은 난연제를 40% 첨가한 고함량 조건에서도 기계적 물성 저하 없이 미국 안전규격 기관(UL)의 최고 난연 등급인 'UL-94 V-0' 등급을 확보했다.
특히 기존 상용 첨가제(PEgMA)를 사용한 소재는 재활용 후에도 첨가제가 40% 이상 잔류해 재생 플라스틱의 황변과 물성 저하를 유발하는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첨가제는 염기성 수용액과 헥산을 이용한 2단계 순차 세척만으로 90% 이상 제거된다.
이를 통해 색상과 강도가 새 플라스틱 수준인 고순도 재생 HDPE 원료를 회수할 수 있다.
김진철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저렴한 첨가제 하나로 난연 복합소재의 고질적 난제였던 가공성과 재활용성을 동시에 풀어낸 결과"라며 "전기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부품의 경량화와 자원순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