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활성형 비타민A로 면역 배터리 방전 막는다
KAIST, 활성형 비타민A로 면역 배터리 방전 막는다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6.09.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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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A-WNT.β-카테닌-TCF-1βBD 작동 원리
ATRA-WNT.β-카테닌-TCF-1βBD 작동 원리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활성형 비타민 A 유래 물질인 'ATRA'를 활용해 악성 뇌종양 내 면역세포가 완전히 지치는 '말기 탈진'을 억제하고 기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병용치료 전략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 및 건양대 의대와 비타민 A의 활성형 대사체인 '올트랜스 레티노산(ATRA)'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CD8 T세포의 '말기 탈진'을 막아 항암 능력을 유지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대표적 난치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은 종양 내부로 침투한 CD8 T세포가 장기간 전투로 체력을 모두 소진해 '말기 탈진'에 빠지면서 면역항암제(항-PD-1)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ATRA가 CD8 T세포 내부의 'WNT/β-카테닌 신호'를 활성화하고 TCF-1βBD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일종의 '기능 유지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항-PD-1이 면역세포에 걸린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역할이라면 ATRA는 면역세포의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지속 충전해 주는 셈이다.

특히 연구팀은 실제 환자의 치료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 뇌종양 수술적 절제 후 재발하는 마우스 모델을 고안해 실험을 진행했다.

ATRA와 항-PD-1을 경구 병용 투여한 결과, 종양 부담이 대폭 줄어들고 재발성 뇌종양의 성장이 억제되어 장기 생존율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공개된 사람 교모세포종 단일세포 유전체 데이터 분석에서도 레티노산 반응 유전자 발현이 높은 환자군이 낮은 탈진도와 우수한 생존 결과를 보여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

ATRA는 이미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APL) 치료제로 쓰이고 있어 안전성이 검증된 만큼, 신약 재창출(Drug Repurposing)을 통한 임상 진입 장벽이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활성형 비타민 A 신호가 T세포의 항암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분자 원리를 밝힌 것"이라며 "정밀 전달 기술과 추가 임상 검증을 거쳐 난치성 뇌종양 면역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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