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문상 작가, 추석, 한가위, 중추절의 유래
유문상 작가, 추석, 한가위, 중추절의 유래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1.09.1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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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8월15일은 우리의 명절 추석이다. 추석은 달리 한가위, 중추절이라고도 불린다. 이들의 명칭은 어떻게 유래된 것일까?

유문상 작가

먼저 한가위란 명칭부터 살펴보자.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유리이사금 9년 봄에 육부(六部)의 명칭을 바꾸고 나서 육부의 중앙을 둘로 나누어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 육부에 속한 여자들을 인솔하여 몇 개의 동아리로 나누었다.

이들은 음력으로 가을에 해당되는 7월 보름부터 육부 마당에서 길쌈을 했다. 그 후 음력 8월15일에 그 공의 많고 적음을 따져 진 측에서 술과 음식을 이긴 자들에게 사례했다. 이때 가무를 하며 여러 놀이를 했다. 이것을 가배(嘉俳)라고 했다. 그리고 진 측에서 한 여인이 일어나 춤을 추면서,

“회소(會蘇)!”, “회소(會蘇)!” 했다.

그 음이 애절하고 아름다워 후세의 사람들이 그 목소리를 따서 노래를 만들 것이 회소곡(會蘇曲)이었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위 내용으로 보면 ‘가배’가 ‘가위’로 음변을 하여 후에 한가위로 변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가배 때 부른 회소곡의 내용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추석(秋夕)이라 명칭은 어떻게 유래된 것일까? 한자로 표기된 ‘秋夕’은 중국에서도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하지 않는다. 즉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명칭이다.

다만 중국에서 일부 문학가가 ‘秋夕’이란 용어를 사용했지만, 이것은 명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표현한 ‘가을 저녁’이란 의미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명절이란 의미로 사용되었을까?

'삼국사기'에 따르면 거문고 연주의 달인 옥보고(玉寶高)가 삼십 개의 악곡을 만들 때 그 중 하나가 ‘추석(秋夕)’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추석은 음력 8월15일의 명절인 추석이 아닌 역시 ‘가을 저녁’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으로 보면 통일신라시대까지는 추석이란 명절의 명칭을 사용되지 않은 듯하다.

조선 문종 때 편찬한 '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고려에서는 태조 왕건과 직계 4대친[부, 조, 증조, 고조]의 영정을 봉안한 경령전(景靈殿)에 설날아침[正朝]. 단오(端午), 추석(秋夕)에 아홉 친족을 중요시 하여 의식을 올렸다.

바로 '고려사(高麗史)'에 기술된 추석은 설날, 단오와 함께 사용된 것으로 보아 명절의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추석이란 명칭은 고려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중추절(仲秋節)이란 명칭은 중국과 한국에서 사용되었다. 동양에서는 각 계절을 맏이란 의미인 ‘맹(孟)’, 버금이란 의미인 ‘중(仲)’, 막내란 의미인 ‘계(季)’ 자를 붙여 세분하였다.

이를테면 음력 7월은 맹추(孟秋), 음력 8월은 중추(仲秋), 음력 9월은 계추(季秋)라고 부른다. 음력 8월15일 추석은 중추에 있기 때문에 ‘중추절’이라 부르기도 하고 약칭 ‘중추’로 표현되기도 한다.

'주례(周禮)'에 따르면 중춘(仲春) 낮에는 토고(土鼓 : 흙을 구워 만든 타악기)를 두드리고 <시경>의 빈풍(豳風) 시(詩)를 피리로 불면서 더위를 맞이하고 중추(仲秋) 날 밤에는 역시 그와 같이 하여 추위를 맞이했다.

중추란 명칭이 이미 주나라 시대부터 사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오늘날 중국에서는 ‘仲秋(중추)’ 대신 ‘中秋(중추)’를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사용한 듯하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김유신의 적손(嫡孫)이 김윤중(金允中)이었다. 성덕왕 때 벼슬을 했는데 대아찬까지 올랐다.

성덕왕의 은총이 각별하자 왕의 친속들이 그를 질투했다. 어느 날 중추 보름에 왕이 월성(月城) 높은 봉우리에 올라 보름달을 바라보며 시종관들과 더불어 술을 들고 놀았다.

이때 왕이 윤중을 부르려 하자 신하가 말하길, 종실 친척 중에 어찌 호인이 없겠나이까? 유독 먼 족속인 신하를 부르시다니요.“라는 대화가 있다.

이것으로 보면 가배와 중추란 명칭이 통일신라시대부터 혼용되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는 중추라는 명칭이 자주 사용되었다.

이처럼 한가위, 추석, 중추절의 유래에 대해 살펴보았다. 한가위에 가족, 친족이 모여 음식을 먹으며 밀린 얘기도 나누리라. 그러나 이 날이 되면 떠나간 부모, 남편, 부인 등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어찌 하겠는가? 중추절에 어느 시인은 그리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중추절 보름달을 보며,**

중추절 보름달이 세상을 비추는데, 마음 속 뜬 달은 너의 모습을 비추는구나! 세월이 가도 달빛은 늘 은백색이건만 해 마다 느는 백발을 세고 있는 나로구나!

** 첨중추만월(瞻仲秋滿月) **

중추만월조세상(仲秋滿月照世上), 심중부월영여상(心中浮月映汝像), 세세월광상은백(世世月光常銀白), 연년백발우다상(年年白髮尤多商)

한가위 날, 이 글을 읽는 독자의 마음에 뜬 달은 누구를 비추고 있을까?

편안한 한가위 되시라~~~~~

<유문상>

고전인문학 작가, 한국관광대 외래교수(교육학박사), 세종미래교육시민연대 상임대표. 대표 저서로 ‘공자뎐, 논어는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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