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생명환경디자인학부 수석 입학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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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재대 생명환경디자인학부 이경숙씨 | ||
이경숙씨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어머니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셨고 집안사정이 어려워졌다. 이씨는 할 수 없이 중학교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공부대신 밭고랑을 갈며 수없이 많은 눈물을 훔쳐야 했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부모님께 심려 끼쳐드리지 않으려 언제나 밝게 행동했다. 이경숙씨는 그 때를 회상하면 아직도 눈물이 맺힌다.
6년 전 우연히 알게 된 예지 중·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씨는 그동안의 한을 푸는 듯 열심히 공부했다. 남매를 둔 40대 중반의 평범한 주부가 32년 만에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배움 그 자체가 기쁨이었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딸이 수학문제를 물어보았을 때 괜하게 꾸짖고 방으로 들어가 소리죽여 울던 때를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
그녀가 학업에 매진할 때 가장 열심히 응원해 준 사람은 남편이었다. 남편은 보수적인 편이었지만 그녀가 학업을 다시 시작한 후로는 알게 모르게 집안일을 도맡아 할 정도로 그녀를 도왔다. 결국 이씨가 대학에 학부 수석으로 입학하자 놀라면서도 가장 기뻐해 주었다.
이경숙씨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무렵,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친구들에게 자신이 학교 다니는 걸 말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딸은 “엄마, 늦게라도 공부하는 건 절대 창피한 게 아니고 자랑스러운 거예요”라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딸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때부터 그녀는 “못 다한 공부하러 다닌다”며 이웃들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딸은 기특하게도 대기업 직장에 취직하고 이경숙씨는 오매불망 꿈꾸던 대학생이 되었다.
“전에는 잘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보니 참을성도 생기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할까요? 또 자신을 낮추면서 자신감을 갖는 법을 알게 되었고요. 모든 것이 변했어요.” 이경숙씨는 환하게 미소 짓는다.
이경숙씨는 앞으로 전공과목인 원예학과 조경학 등을 열심히 공부해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 조성 유지를 통해 풍요로운 사회 발전에 기여할 원예
조경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란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욱 열심히 대학생활에 임하는 이씨. 그녀의 꿈이 이뤄질 날을 기대해 본다.
/ 정양화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