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에 잠긴 1,429세대, 세종시 민·관 총력전 끝에 ‘다시 켜다'
암흑에 잠긴 1,429세대, 세종시 민·관 총력전 끝에 ‘다시 켜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6.05.07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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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박했던 화마의 순간과 덮쳐온 암흑, 주민 불편 최소화가 최우선"… 입체적인 구호 작전
-. 밤낮 잊은 복구 작업, 7일 만의 통전, 연대로 이겨낸 재난… "대응 체계 더 보완할 것"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고성진 세종시 시민안전실장은 7일 브리핑을 통해 "암흑에 잠긴 1,429세대, 민·관 총력전 끝에 ‘희망의 불빛’을  다시 켰다"고 밝혔다.

브리핑하는 고성진 세종시 시민안전실장
브리핑하는 고성진 세종시 시민안전실장

그러면서 "장기간의 불편을 견뎌준 주민들과 밤낮없이 협조해준 유관기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사회재난 초기 대응체계를 더욱 견고히 보완해 다시는 이러한 불편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정전 7일째, 아파트 창문마다 하나둘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암흑을 뚫고 다시 찾아온 불빛은 단순한 전기가 아닌, 재난을 함께 극복해낸 공동체의 신뢰였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1일 저녁, 평온하던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순식간에 암흑과 정적에 휩싸였다.

지하층 전기실에서 발생한 화재는 단순한 불길을 넘어 5,000여 명 주민들의 일상을 통째로 마비시켰다.

하지만 절망의 순간, 소방대원과 지자체, 그리고 유관기관이 사투를 벌인 끝에 사고 발생 7일 만인 오늘, 마침내 전 세대에 전력이 다시 공급되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1일 20시 02분이었다. 지하 전기실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친다는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세종북부소방서 선착대가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과 경찰, 한전 등 375명의 인력과 30대의 장비가 투입된 끝에 불길은 1시간 36분 만인 21시 38분에 완전히 잡혔다.

화재는 진압되었지만, 진짜 고난은 그때부터였다. 전력을 제어하고 분배하는 배전반이 전소되면서 아파트 1,429세대 전체에 정전과 단수가 발생했다.

엘리베이터에 갇혔던 주민 10명이 긴급 구조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고, 영유아와 고령자, 응급 의약품 보관이 필요한 환자들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했다.

세종시는 즉각 실무반을 편성해 현장 대응에 나섰다. 전기가 끊겨 물조차 나오지 않는 세대를 위해 단지 내 19개소의 이동식·간이 화장실이 설치되었고, 생수 6,400여 개와 얼음 12,000여 박스가 긴급 공수되었다.

특히 냉장고 가동 중단으로 폐기 위기에 처한 주민들의 의약품을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냉장차를 운영하고,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 143세대를 위해 생필품을 직접 배달하는 등 세심한 지원이 이어졌다.

임시주거시설 19개소를 확보해 갈 곳 없는 주민들을 수용했으며, 민간 숙박시설을 이용한 413세대에 대해서는 추후 숙박비와 식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복구 과정은 험난했다. 지하층의 자욱한 연기를 빼내는 배연 작업부터 국과수의 감식, 그리고 타버린 거대 케이블을 철거하고 새로 인입하는 공정이 쉼 없이 계속되었다.

▲5월 2일, 비상전력 가동으로 상수도 공급 우선 복구 ▲ 5월 3~5일, 화재 구간 철거 및 임시 케이블 포설, 배전반 교체 ▲5월 6일, 동별 차단기 결속 및 최종 점검 ▲5월 7일 01:30, 전 세대 통전 완료 (일부 라인은 비상발전기 활용) 등 연휴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지킨 한전과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결실이었다.

이번 사태를 이겨낸 원동력은 지역 사회의 따뜻한 연대였다. 자율방재단, 의용소방대 등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소상공인연합회와 농협, 하나은행 등 수많은 민간 단체들이 물품과 인력을 아끼지 않고 지원했다.

세종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파트 화재 시 발생하는 정전·단수 대응 매뉴얼을 전면 재점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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