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건물 내부의 수십 개 회로를 직접 계측하지 않고도 AI가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해 에너지 낭비 지점을 스스로 찾아내는 지능형 분전반 기술이 개발돼 민간 기업에 이전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ICT연구단 김종훈 박사 연구진이 개발한 지능형 분전반 기술 '뉴로패널(NeuroPanel)'을 전력기기 전문 제조기업 선도전기(주)에 이전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건물 에너지 관리는 전체나 메인 차단기 위주의 계측에 머물러 있었다.
분전반 내부의 최말단 회로마다 계측기를 설치하면 비용이 급증하고 각 회로의 용도 파악도 관리자의 경험에 의존해 공실의 냉난방이나 퇴근 후 잔여 조명 같은 사각지대의 에너지 낭비를 적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에너지연이 개발한 뉴로패널은 별도의 추가 계측기 설치 없이 메인 차단기의 전력 데이터만으로 하위 회로별 사용량을 분리해 내는 '부하분리(NILM)' 기술을 핵심으로 한다.
여러 악기 소리가 섞인 합주에서 개별 악기 소리를 구분하듯, 회로별 사용 패턴을 읽어내 설비 구축 비용을 대폭 줄였다.
또 이 기술은 조명·냉난방·전열·환기·급탕·실험실 등 6개 에너지 용도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미래 사용 패턴을 예측해 꺼도 되는 낭비 지점을 관리자에게 알려준다.
특히 뇌의 신호 전달 방식을 모방해 스파이크가 발생하는 지점에서만 연산이 일어나는 '스파이크 신경망(SNN)'을 적용해 일반 신경망 대비 추론 전력을 약 54% 절감했다. 데이터를 중앙으로 모으지 않고 가중치만 교환하는 '연합학습' 구조를 채택해 공공기관이나 연구시설 등 데이터 보안이 민감한 현장에서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다.
연구진이 에너지연 본원 2개 건물의 6개 분전반(152개 회로)을 대상으로 4계절 동안 실측 제어 평가를 진행한 결과 기존 대비 15.6%(13,098kWh)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부하분리 오차율은 13.0%, 상태 예측 정확도는 87.57%를 기록해 성능 검증을 마쳤다.
뉴로패널은 기존 설치된 전력량계와 연계해 작동할 수 있어 대규모 설비 교체 없이 신축은 물론 기존 건물에도 즉시 적용할 수 있다.
기술을 이전받은 선도전기(주)는 연구진과 협력해 32인치 터치 패널과 소형 AI 컴퓨터가 탑재된 분전반형 시작품을 바탕으로 지능형 분전반 제품화 및 조기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김종훈 책임연구원은 "단순히 전기를 나눠 보내던 분전반이 스스로 에너지를 관리하는 지능형 설비로 진화하면 건물 에너지 절감과 탄소중립 실현, 국내 전력기기 산업의 AI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