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 왜 8월 7일인가?
입추(立秋), 왜 8월 7일인가?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8.07.26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휴일이나, 생일 등의 각종 기념일이나 알아보기 위해 달력을 펼쳐보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달력이 없어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때문에 달력을 만드는 역법(曆法)에는 관심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달력이 없거나 틀린다면, 과거의 역사를 추억하지 못하고, 미래를 계획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팡이 잃은 맹인보다도 더 큰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 조상들이 달력을 만드는 역법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긴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양력 8월 7일은 입추(立秋)이다.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다. 입추는 물론 음력 또한 천체[해와 달]의 운행을 근거로 삼는 시헌력법[時憲曆]에 의해 결정되어서 하루도 앞당기거나 늦추지 못한다.

그런데도 올해 8월 7일인 입추가 시헌력법에 의해 결정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역법에 관심이 없는 탓도 있지만, 멀쩡한 정신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의 어처구니없는 역법발표가, 일정부분 전문지식을 가진 학자들도 현행 역법을 분간하기 어렵게 발표했기 때문이다.

천문연 편찬 <만세력> 15쪽에서는 “윤달에 대한 결정방법은 중국 고서인《회남자(淮南子)》와 청사고(淸史稿) 시헌력지에 제시되어 있는 것을 따른다.”라고 현행 음력과 24절기는 시헌력법으로 만들었다고 적시한 반면, 24절기를 음력에 포함시킨 <2018 역서> 210쪽에서는 “태음태양력은 달의 운행과 태양의 운행을 모두 고려하여 만든 역법이다.”라고 상반되게 적시한 것이 그 증거이다.

시헌력법으로 달력을 만들어 놓고, 태음태양력 역법으로 달력을 만들었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가?

1653년(효종 4년) 시헌력법[時憲曆]이 도입된 이후 또 다른 역법(그레고리력 제외)이 도입된 사실은 없다. 그리고 태음태양력 역법 역시 공포된 바가 없다. 이런 사실 등을 고려하면 태음태양력 역법이란 허구가 분명하다.

그런데 천문연은 왜 음력과 24절기를 2종류의 역법으로 만들었다고 했을까? 정말 시헌력법과 태음태양력 역법 2종류의 역법으로 현행 24절기와 음력을 만들었을까? 천문연의 명확한 설명이 없어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2016 역서>까지 명시되어 있던, 태음태양력에 대한 학술적 정의를 삭제한 사실 등을 고려하면, 태음태양력은 오류를 바탕으로 명명된 명칭이 명확해 진다.

그러니까 <2016 역서>까지 “음력에서는…(중략)…24기(또는 24절기)를 도입하였다.…(중략)…음력은…(중략)…태음태양력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했던 태음태양력에 대한 학술적인 정의가 오류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그 오류를 감추기 위해, <2018 역서>에서 “태음태양력은 달의 운행과 태양의 운행을 모두 고려하여 만든 역법이다.”라고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양력 8월 7일에 드는 입추(立秋)가 시헌력법이 아닌 태음태양력 역법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면, 천문연은 19년에 7번의 윤달을 두는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은 현행 음력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해야 된다.

아울러 태양의 운동을 근거로 삼는 정기법 역시 24절기 결정과 무관하다는 사실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것을 명확히 밝히지 못한다면, 태음태양력 역법이란 존재하지 않는 허구임을 천문연이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천문연은 올해 입추는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역법은 시헌력법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역리학당 오원재 010-7208-2256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