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관장 이준식)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1923년 9월 1일 일본 도쿄와 주변에서 발생한 관동대지진 당시 한․중 양국인이 학살이 발생한 지 95주년을 맞이해 24일 독립기념관 밝은누리관에서 한일민족문제학회와 공동으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그동안 관련 연구에서는 6000여명에서 1만 여명으로 추산되는 한인 학살 외에 중국인도 300여명이나 학살당했다는 것은 주목하지 않았다. 또한 그동안의 연구는 학살의 규모, 일제의 잔인성과 비인도성에 초점을 맞추어, 정작 일제당국이 감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일반시민들이 1945년 이후 관련 증언을 채록하고 추도회를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무심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이러한 현황에 비추어 1945년 이후 한중양국인 학살을 규명하기 위해 자료발굴과 관계자 증언 채록을 해온 일본과 중국의 연구자를 초빙해 관동대지진 한중양국인 학살 95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관점에서 이 문제를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특히 중국인 학살문제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다루게 된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이 분야의 전문연구자가 망라됐다. 먼저 제1주제 「해방직후의 재일조선인운동과 ‘관동대학살’ 문제」를 발표하는 정영환 교수(메이지가쿠인대학)는 그동안 연구공백이었던 해방 직후 일본에서 관련 추도회와 문제제기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처음 발표한다. 정영환 교수는 재일동포 역사학자로 이미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를 비판한 논저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를 통해 치밀하고 날카로운 통찰력과 분석을 통해 국내 학계에서도 주목을 받은 젊은 연구자이다.

두 번째 주제는 청암대학교 성주현 교수가 1923년 관동대지진 후 국내에서는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조명한다. 일제강점기 국내의 여러 제약 속에서 진실 규명은 묻힌 채로 해방을 맞이했던 과정을 발표한다.
세 번째 주제는 중국 닝보대학교의 정러징(鄭樂靜) 교수가 중국인 학살문제에 대해 발표한다. 그동안 중국인 학살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중국인 연구자는 없었다. 정러징 교수는 현재 이 문제의 대표적 연구자로 중국인 학살문제가 일제당국의 은폐공작 속에서도 세상에 알려진 과정과 현재의 연구과제에 대해 발표한다.

네 번째 주제발표는 1982년 대학재학시절부터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당한 조선인의 유골을 발굴하고 위령하는 모임」 에 참가한 이래 평생 이 문제의 진실규명에 분투해온 니시자키 마사오(西崎雅夫씨가 그동안의 활동내용에 대해 보고한다. 발표자는 당시의 학살 목격자가 생존해있던 1985년까지 150여명에 대한 채록조사를 완성해 이 방면 연구의 기초자료 확보에 심대한 공을 세운 연구자이자 평화운동가이다.
이번 학술회의를 준비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관동대지진 한중양국인 학살 95주년을 맞이해 감추어진 진실을 규명하고자 분투한 풀뿌리 시민운동의 힘을 부각시키면서 결국 동아시아 시민이야말로 동아시아평화체제 구축의 중심동력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