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발 충청대망론, 태풍 될까 찻잔 속 태풍 그칠까
김병준발 충청대망론, 태풍 될까 찻잔 속 태풍 그칠까
  • 성희제 기자
  • 승인 2020.04.09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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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양자론 내세우며 충청대망론 주창... 킹 또는 킹메이커 의지 피력 분석
충청영남 세 결집 가능성 제고 등 전망 속 총선 승리 및 전국적 세 결집 '과제'
미래통합당 김병준 세종시을 선거구 총선 후보가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병준 세종시을 선거구 총선 후보가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충청 대망론’의 불씨가 재점화됐다. 21대 총선 국면 김병준 후보를 통해서다. 세종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김병준 후보는 9일 “‘충청의 양자’로 온 김병준이 ‘충청 대망론’의 새로운 불을 붙이겠다”고 했다. 그는 또 “충청에 온 것은 운명이며, 앞으로 충청인으로 살겠다”고도 했다.

김 후보의 충청 대망론 재점화는 휘발성이 강한 이슈다. 충청 대망론 자체가 대전·세종·충남·북의 오랜 숙제이자 숙원이기 때문이다. 영호남 패권정치 탈피, 지역간 대립각 완화라는 점에서도 정치적 의미가 적잖다.

사실 충청은 광복 후 70년간 수차례 대망론의 문턱에는 도달했었다. 대표적 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탄생시킨 DJP연합이다. 김종필 전 총리를 만들었지만, ‘빛 좋은 개살구’ 수준의 반쪽짜리 정권창출이었다. 대망론 실현을 통해 얻어내야 했던 괄목할만한 지역 발전이 없었던 탓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충청 출신이 대권의 가시권에 든 대표적 예다. 하지만 두 차례 대선 낙방 후 제3당을 이끄는 처지가 됐고, 충청 대망론의 크기 역시 그만큼 작아졌다. 이들 외에도 이완구·심대평·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인제 전 의원 등도 충청 대망론의 중심에 섰지만,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했다.

미래통합당 김병준 세종시을 총선 후보
미래통합당 김병준 세종시을 총선 후보

이렇듯 충청 대망론은 아픔과 실패의 역사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김병준 후보가 주창한 충청 대망론이 갖는 의미는 더 크다. 이번에는 반드시, 아니면 이번만이라도 라는 충청의 염원이 녹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염원은 특정 정파로의 세 결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가 던진 충청 대망론의 무게감을 키우는 것은 그가 주창한 충청 양자론이다. 충청권은 과거 대선에서 자력 승리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수차례 맛봤다. 호남과 충청이 손을 잡은 DJP 연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렇기에 수차례 대전에서 영남+충남, 또는 호남+충남의 세 결집 프레임이 논의 돼 왔다.

하지만 김병준이 내건 충청 대망론은 충청 외 지역과의 세 결집이 자연스럽다. 말 그대로 ‘양자’이기 때문이다. 영남에서 나고 자란 김 후보가 충청에 뿌리를 내리며 시동을 건 충청 대망론이 ‘웜업’단계에서부터 강한 파괴력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김병준발(發) 충청 대망론의 시동은 걸었지만, 가시권에 들어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첫 단계는 김 후보가 원내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임에 이견이 없다. 또 얼마만큼의 조력자와 함께냐는 문제도 중요하다. ‘단기필마’로는 힘을 쓸 수가 없다. 충청권이 전략적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후에도 ‘넘어야 할 산’은 적잖다. 스스로 ‘킹’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전국적 인지도와 지지도를 끌어 올려야 한다. 청와대 정책실장,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총리 지명자 등 그의 경력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적 이력도 쌓아야 한다. ‘킹 메이커’ 역할을 한다해도, 그의 위치가 충청 전체의 이익에 결부돼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선 김병준의 충청대망론을 폄훼할 수도 있다. 당장 세종시을 총선 판을 흔들기 위한 ‘카드’로 평가절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충청 대망론 자체가 김 후보와 상대방의 정치적 볼륨 차이를 엿볼 수 있는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비판을 위한 비판’에 그칠 개연성이 적잖다.

김병준이 ‘쏘아 올린 꿈’인 충청 대망론. 그 꿈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단순한 희망에 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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