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대충... 계룡시 행정사무감사 자료 ‘총체적 부실’
대충대충... 계룡시 행정사무감사 자료 ‘총체적 부실’
  • 조홍기 기자
  • 승인 2020.06.23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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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하게 만든 답변자료, 행감 내내 발목 잡아
자료집에는 대외주의 직인 찍어 시민들 ‘의아’

충남 계룡시의회(의장 박춘엽) 행정사무감사가 집행부의 부실한 답변자료 등으로 인해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의원들의 행정사무감사 수준은 작년보다 한 단계 예리해졌지만 집행부의 성의 없는 준비로 인해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 가운데 오는 24일 행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집행부, 성의 없는 자료집.. ‘초등학생 수준’

집행부의 소극적이고 안일한 행정이 결국 자료집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서별로 제출한 행감 자료를 보면 오탈자는 기본이며, 총괄 데이터가 틀리게 적힌 곳이 많고 심지어 자료를 요구한 의원의 이름조차도 맞지 않은 경우가 계속해서 나와 원활한 행감 진행에 발목을 잡고 있다.

결국 시의원들은 지난 19일 행감자료 부실을 이유로 류재승 부시장 출석을 요구했고 이 자리에서 집행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정에 대해 강력하게 질타했다.

강웅규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장은 “행감 기간 내내 이런 오류가 나타나 자료를 제대로 검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초등학생 일기장보다 못한 수준”고 압박했다.

윤차원 의원도 “실무자부터 국장까지 4단계를 거침에도 각 실·과 별로 오탈자가 나오고 총괄 데이터마저 틀린 곳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류 부시장은 “의원님들의 말씀 잘 새기겠다. 잘 챙기지 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자각하고 신중하게 보고토록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행감 자료에 찍힌 대외주의.. 직원들 겁주기용?

정책기획팀에서 종합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집 앞장에는 대외주의라는 직인이 찍혀있어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밖으로 유출을 금지한다는 대외비 문서의 의미로 풀이되지만 정확한 명분도 합리적인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계룡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집에 대외주의 직인이 찍혀있는 모습  / 조홍기 기자
계룡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집에 대외주의 직인이 찍혀있는 모습 / 조홍기 기자

정책기획팀 관계자는 “직원들이 행감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에 대해 조심하자는 취지로 직인을 찍은 것”이라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문구 자체가 불편하게 비춰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실수를 인정했다.

특별한 사유도 없이 대외주의라는 직인을 만들어 찍는 등 행정 절차를 무시한 셈.

엄사면에 거주하는 A씨는 “이럴 거면 행정사무감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집행부가 자료집에서 숨기고 싶은 자료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시의원들조차 “이게 왜 대외비냐”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밀실행정을 위한 자료 감추기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지방의회의 꽃’이라는 행정사무감사는 대체적으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계룡시 집행부의 총체적 자료 부실로 인해 시민들이 느끼는 행정력에 대한 실망감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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