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이 오염물은 튕겨내고, 상처는 스스로 회복하는 자기세저 유리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기계연 나노융합장비연구부 임현의 부장 연구팀은 성균관대 이진기 교수 연구팀과 나노유리 표면에 파라핀을 코팅해 빛 반사를 줄이며 열전달을 더디게 하는 태양전지용 커버 유리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자기세정 표면을 만들기 위해 벌레잡이통풀 표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벌레잡이통풀 표면은 다공성 구조 기름에 의해 벌레가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런 특성을 모사하면 오염물이 표면에 묻지 않고 미끄러지게 할 수 이지만 기름이 빗물이나 오염물질에 씻겨 내려가면 자기세정 기능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유체윤활체 대신 고체윤활제인 파라핀을 이용했다. 파라핀은 반투명하고 물과 반응하지 않으며 열전도율이 낮다. 또 녹는점도 46∼68℃ 수준으로 태양열에 의해 녹았다 굳기를 반복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
이 때문에 파라핀이 코팅된 유리는 오염물질에 의해 훼손되더라도 태양열에 5분 정도만 노출되면 파라핀이 녹았다 굳으면서 재코팅되는 기능을 갖게 됐다.
임현의 부장은 “지금까지 자기세정 유리 기술 연구가 계속 이뤄졌지만 그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었다”며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초발수 표면이나 유체윤활제를 활용한 미끄럼 표면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향후 자기 세정이 가능한 태양전지 분야에 활용되어 먼지나 얼음으로 에너지 생성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심형 건물용 태양광 모듈 개발을 위한 자가 세정 기능의 고부가가치 컬러 유리 개발’ 과제와 환경부의 ‘생태모방 휴대용 물 수확기 개발 하늘 우물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