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을지대병원 지역자본 유출 우려 고개
대전 을지대병원 지역자본 유출 우려 고개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0.11.03 18: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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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대전시민 건강권 바탕 수익, 타 지역 아닌 대전에 재투자해야” 주장
을지대병원 "노사협의 진행 중...지역자본 유출 아니다" 입장 견지

내년 초 의정부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는 을지대병원이 지방 공공의료 질 상승보단 수도권에 집중하는 모양새로 비춰지면서 지역자본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전 을지대병원 노조가 3일 병원 건물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대전 을지대병원 노조가 3일 병원 건물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 노조 을지대병원지부는 3일 “지역민들의 성원 속에 40년 동안 성장한 을지가 지역 중추적 의료기관의 사명보단 지역 공공의료를 위축시키고 지역자본의 수도권 유출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병원은 대전시민의 건강권을 바탕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타 지역이 아닌 대전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인력 확보 및 장비 구입 등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 병상 및 인력 등 규모를 줄여가면서 얻은 이익을 의정부 을지대병원 신축에 투입하면서 지역자본 유출은 물론 지역 의료 공백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것.

또 의예과를 제외한 을지대 모든 학과를 수도권으로 일시에 재학생까지 전부 이전한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을지재단이 2001년 금산한국병원을 인수해 개원했던 금산을지병원이 매년 적자에 결국 2013년 폐업한 것을 예로 들며 대전 을지대병원 역시 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투쟁사 읽는 을지대병원 노조 김일환 사무장.
투쟁사 낭독하는 을지대병원 노조 김일환 사무장.

신문수 을지대병원지부장은 “금산을지병원이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교수들을 새로 투입하기보다 기존 인원을 파견 보냈고, 결국 교수들이 아닌 전공의 혹은 인턴들이 진료를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인턴들로는 진료에 한계가 있으니 내원 환자들 사이에서 ‘금산을지병원을 가느니 대전 을지대병원으로 가자’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결국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업 수순을 밟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전병원의 규모는 줄이면서 의정부병원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결국 20~30년 뒤 대전 을지대병원도 똑같은 길을 밟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을지대병원 건물 벽면에 붙은 노동조합 대자보.
을지대병원 건물 벽면에 붙은 노동조합 대자보.

이날도 을지대병원 앞에서 투쟁사를 낭독한 노조는 대자보를 통해 “환자·보호자 여러분 죄송한 말씀드린다”며 “(신규 계약직을) 매번 가르치기와 떠나보내기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으로 의도치 않게 환자분들에 대한 응대가 미흡해 불편하셨던 부분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장 다가오는 11·12월, 내년에도 소모품처럼 버려질 소중한 동료들이 많다”며 “불안정한 인력에서도 병원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진료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을지대병원 측은 타지역으로의 지역자본 유출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노사협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을지대병원 노조는 최근 800여 명에 달했던 간호인력이 600여 명까지 줄어든 것은 높은 업무 강도와 낮은 급여가 이유로 특히 간호직군 시간외수당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며 노동청에 고발한 바 있다.

또 간호사들의 퇴사로 운영 병상 수는 1000여 대에서 500여 대 이하로 축소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 등을 위해서라도 노사협의를 원만하게 매듭 지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을지대병원 외부에 걸린 현수막.
을지대병원 외부에 걸린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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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2020-11-03 20:08:15
연합뉴스TV
지분도 가지고 있다는데 직원들 생각은 왜 않하는지

스팸댓글 2020-11-03 19:52:24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세요 말도안되는 변명은 그만하고 직원들 처우개선에 힘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