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의회 상임위, 신차 구입 예산 5천만 원 전액 삭감
의회 안팎선 예결위 부활 가능성도
대전 서구의회가 새 의전용 승용차(그랜저 하이브리드) 구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서구의회가 사용하고 있는 의전 차량은 2년이 채 안된 전기차(니로EV)로 신차 구입 필요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8일 서구의회에 따르면 현재 의전 차량인 전기차를 의회 업무용으로 돌리고 업무용으로 사용 중인 오피러스(2008년 구입)를 새 차량(그랜저 하이브리드)으로 교체한 뒤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의회는 2021년 세출 예산으로 의전차량 구입예산 5000만 원을 편성했으나 이날 제2차 운영위원회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공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로 넘어간 상황이다.
의회 측은 오피러스 차량의 노후화에 따른 잔고장 및 과도한 수리비를 막기 위해 교체하자는 의견이 나와 예산을 요청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서구의원들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며 신차 구입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복수의 서구의원들은 '주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주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관에서 고급승용차를 구입해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한 서구의원은 "현 시국에 멀쩡한 차량을 바꾼다면 구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예결위에서 예산이 부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의원은 "현 시점에서 맞지 않는 낭비성 예산이다. 삭감은 당연한 거고 의회에서 책정한 것도 문제“라며 ”무엇보다 의원들 동의에 앞서 구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저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오피러스가 내구 연한(10년)도 지나고 수백만 원의 수리·관리비가 예상되는 등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차량을 교체하려 한다”며 예산 편성 이유를 설명했다.
고급 차종(그랜저 하이브리드) 선택에 대해서는 "정부 지침(대기보전법)에 따라 공공기관 공용차량은 저공해 차량으로 구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친환경 하이브리드 대형차량을 구매하려다 보니 그랜저 하이브리드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서구의회는 지난 2019년 5월 김창관 전반기 의장 당시 소형 전기차를 구입해 기존 오피러스 대신 의전차량으로 사용 중이다. 당시 김 의장은 "세금 절약 및 미세먼지 줄이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며 "친환경 미세먼지 줄이기에 동참하고자 소형전기차로 바꾸고 시승식을 가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선용 의장은 "의정계에서 오래된 오피러스 차량에 들어가는 수리비와 관리비, 연료비가 많이 들어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올라왔다"며 "비효율적으로 쓰고 있는 오피러스 차량을 정리하자는 것이지 멀쩡한 차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후 차량에 들어가는 수리비가 효율적인지 새 차량으로 교체하는 게 효율적인지는 예결위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의전용 차량 구입 예산이 상임위 벽을 넘지 못했지만 의회 내부에선 예결위 '예산 부활'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이목이 쏠린다.

